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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부당국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16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의 크네비치 군 비행장을 방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함께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주요 장비를 살펴봤다.
앞서 지난 7월, 러시아 군사대표단이 6·25 정전협정 체결일인 전승절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해 무기 전시회를 참관했었는데, 이번에는 북한이 비슷한 행보를 이어 갔다. 이미 북한은 다음달에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한 만큼, 이 자리에서 러시아에 인공위성과 핵잠수함을 기반한 첨단기술거래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 가운데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에 소개한 주요 무기 중 하나는 미그-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인 Kh-47 킨잘 미사일 시스템이었다.
킨잘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극초음속 미사일로,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습에 실제 활용되고 있다. 전투기에 실려 발사된 뒤 자체 추진체로 가속해 사거리 2000㎞ 내에서 최고 시속 1만2350㎞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속의 10배를 넘는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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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쇼이구 장관이 북한의 '무장장비전시회'를 찾았을 때 과거 화성-8형 이름으로 공개됐던 극초음속 미사일을 '지대지 중장거리 화성-12나형'으로 새롭게 명명해 선보인 바 있다. 북·러 간에 전략무기 분야 협력 가능성을 드러내려 한 차원도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7월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북·러 연대가 고착화 되면서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 장관은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B-52, B-1B의 능력과 작전운용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받은 바 있다.
이 같은 북러의 움직임에 중국은 눈에띄게 낮은 보폭을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북러정상회담에 관한 질문에 "북한 지도자의 러시아 방문은 북러 사이의 일"이라며 말을 아끼는 등 러시아발 '북중러 연대' 논의에 대해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미·일 안보 협력에 맞서 북·러 연합훈련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이 러시아제 전략무기의 '쇼케이스 행사'를 진행하면서 향후 양국 간 군사협력의 수위를 비롯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더욱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