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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방문규 신임 산업장관, 시대의 ‘전략가’ ‘소통가’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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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기자

승인 : 2023. 09. 21. 06:00

최원영 증명
'반도체 육성' 특명을 수행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물러나고 방문규 신임 장관이 취임했다. 이 전 장관은 반도체가 전략물자가 된 시대, 미중 갈등이 빚어낸 폭풍 속에서 '반도체' 주도권을 지켜내고자 애 쓴 그야말로 전문가였다. 문제는 그 폭풍이 채 지나가지 않았고 심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방 장관의 어깨는 그래서 더 무겁다.

20일 공식 취임 한 방 장관은 향후 큰 판을 짜는 '기획력'과 이를 풀어내는 데 필요한 '협상'과 '소통'에 뛰어났던 장관으로 기억돼야 한다. 방 장관이 방점을 찍은 '에너지'와 '수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전제라서다.

방 장관은 취임하자마자 내년 상업운전이 예고 된 새울원전을 첫번째 현장경영지로 택했다. 원전 생태계 시계를 다시 돌리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의 발전소다.

방 장관이 짊어진 영역 중 하나는 '원전'과 '수소'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 에너지 백년대계다. 기본적으로 한전 중심 전력공급 시스템을 새롭게 다시 짜고 재편해야 할 수도 있는 어려운 영역이다. 태양광·풍력 중심 재생에너지로만 사업장을 가동하자는 'RE100 이니셔티브' 대신 원전과 수소, 나아가 탄소포집(CCUS) 에너지원까지 포함한 '무탄소에너지(CFE)'로 흐름을 바꿔야 하는 최고 난이도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특히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이미 수십년간 정부가 나서 머리를 맞대고 있지만 풀어내지 못한 난제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해묵은 문제로 치열하게 다툴 예정이다.
방 장관은 이날 수출 현장인 '부산항'으로도 발길을 옮겼다. 수출을 장기적으로 플러스 전환하는 데 있어 핵심은 역시 '반도체'다.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에서 우리의 몫과 영역을 지켜내기 위해 10년, 20년 후까지 내다 본 비전을 그려내고, 이를 묵묵히 수행해 가야 한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엄청난 아웃리치(물밑접촉) 역량이 필요한 대목이다. 고공성장 중인 배터리와 전기차산업 역시 전세계 각국이 거세게 자국산업보호를 내세우며 키워가고 있다. 어떤 '윈윈' 청사진을 들고 각 국과 손 잡고 갈 지 역시 방 장관이 책임져야 할 무거운 숙제다.

방 장관이 전권을 쥐고 전 부처 역량을 끌어모아야 할 일이 산적했다. 몰아치는 글로벌 정세를 내다보고 주도적으로 큰 판을 짜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경제·산업·에너지정책은 급변하는 패러다임에 끌려다니기 급급할 수 밖에 없다. 일찌감치 각 계와 머리를 맞대고 산업대전환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다.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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