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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일간 RBC지는 4일(현지시간) 국제금융안보 올림피아드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통적 가치 보존과 다극화 세계질서 창조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 독재의 목표는 사람들을 속박하고 경제적 식민지로 만들어 전 세계에서 중요 자원을 빼앗는 것에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현재 세계가 독재를 점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대부분의 인류를 위해 보다 민주적이고 공정한 다극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은 필연적이고 역사적으로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현대기술을 활용해 국가 차원에서 다극화 세계의 새로운 현실에 맞는 공공 및 금융기관을 만들고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의 가치를 포함한 전통적 가치가 사라졌다고 믿고 매우 공격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북미를 포함해 유럽 내에 매우 많다"며 "자신들에 대한 사회적 분열·차별 때문에 조용히 활동하지만, 우리의 가치(반동성애법)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유럽에 꽤 많이 있으며, 나는 그들을 보호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석된다. 특히 초강대국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비판이 이전부터 종종 이어져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푸틴 대통령이 지난 2007년 뮌헨에서 열린 안보회의에 참석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경제성장이 진행됨에 따라 세계 다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해 서방국가들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에너지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단극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3년 동성애 관련 내용을 미성년에게 유포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시작으로 올해에만 수 차례 성전환 금지법, 반동성애법을 제정하는 등 규제를 강화했다. 확고한 동성애 혐오론자로 알려진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변태, 아동학대, 심지어 소아성애까지 유럽인들의 삶의 표준으로 선언됐으며 심지어 성직자들은 동성결혼을 축복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