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에 국회의원들에게도 SNS는 자신의 국정경험과 성과를 알릴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 그런데 내용 불문 개수로만 평가하면 정책 자료를 고심해 만들기보단 감정적 댓글 작성에 몰두하게 된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감점당하지 않기 위해 매일매일 SNS 건수 채우기에 급급하다고 한다. 지역구 상황이나 국정활동 자료보다는 윤석열 정부와 검찰 비판,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지지 등 손쉬운 글들로 채웠다고 한다. 이게 제1당 소속 국민대표 국회의원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
정치 전문가들은 "순간의 감정이나 생각을 손쉽게 표현하고, 강성 지지자들이 이를 다시 퍼 나르는 댓글 정치에 우리 국회가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성 지지층의 댓글이 많이 달릴수록 자신이 정치를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우려를 표시한다. SNS 실적 평가는 이런 착각을 더 유발해 국회활동의 질은 더욱 떨어질 게 명약관화하다.
당 통합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단식농성에서 한 달여 만에 당무에 복귀한 이재명 대표가 "분열은 필패고 단결은 필승"이라며 당 통합을 강조했지만, 민주당 안팎에선 비명계 공천 학살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명계를 노린 '자객 공천'이니, '중진 험지 출마설'이니 하는 말들이 공공연히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SNS 실적 평가는 또 하나의 '비명계 솎아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SNS 실적 점수와 같은 공천제는 참다운 민주정치가 아니라 선동 정치를 추동한다는 것을 민주당은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