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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이날 텔레그램에 메시지를 올려 "나의 조수이자 가까운 친구였던 게나디 차스티아코우 소령이 가족들에 둘러싸여 숨졌다"며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에 따르면 폭발은 차스티아코우 소령이 받은 선물 가운데 하나에서 알 수 없는 장치가 작동해 일어났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평생을 군에 헌신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운 게나디는 러시아의 전면적인 침공 초기부터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이였다"며 군이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은 초기 조사 결과와 관련해 "차스티아코우 소령이 동료로부터 받은 선물을 들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에게 보여줬다"며 "그가 선물 상자에서 수류탄을 꺼내 아들에게 보여줬다"고 말했다. 차스티아코우 소령의 아들은 수류탄의 핀을 돌리려 했고, 차스티아코우 소령은 아들로부터 수류탄을 빼앗아 자신이 핀을 뽑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클레멘코 장관이 텔레그램에 썼다.
또 클레멘코 장관에 따르면 5개의 같은 수류탄이 차스티아코우 소령의 아파트에서 발견됐으며, 생일 선물을 준 동료가 누군지도 확인이 됐다. 이 동료의 근무지에서도 비슷한 수류탄 2개가 발견돼 긴급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장관은 주장했다.
다만 일부 우크라이나 매체는 차스티아코우 소령이 받은 선물에는 액체가 든 병과 수류탄처럼 생긴 유리 제품이 들어 있었으며, 그가 선물을 뜯어 보려 할 때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사진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사고가 아니라 의도적 살인이라는 주장들이 올라왔다. 마리야나 베줄라 의원은 "그가 생일날에 부주의로 세상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정치적 경쟁자로 보는 이들이 많다고 짚기도 했다. 최근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인정하며 전진을 위해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이번 사건에 대한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