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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경기 불황, 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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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영 기자

승인 : 2023. 12. 0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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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뜻의 고사성어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됐을 때 어떻게든 노력하다면 반드시 살아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기업들의 '치망순역지'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1~2% 대의 경제성장률이 이어지면서 저성장이 고착화 되는 동시에, 고물가로 소비 역시 올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시기에 기업들이 신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은 것은 응원할만 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생존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보일러 업계를 꼽을 수 있다. 일례로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환기 공조(공기조화)'로 잡고 주방환기 및 청정환기시스템 등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귀뚜라미 역시 냉방·공조·에너지 등 비(非)보일러 분야는 물론, 외식·골프장·호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지 오래다.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약한 색조 부문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보다 젊게 바꾸기 위해 지난 9월 색조브랜드를 인수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는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부터 이어진 적자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 본업인 애슬레저를 넘어 숏패딩, 수영복까지 판매 중이다.

이들 모두 경제 위기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열심히 나서고 있는 셈이다.

물론 내년도 경기 전망도 시계 제로다.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하지만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는 정신이 있다면, 어떠한 위기도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믿는다.

2024년, 대한민국 기업들에게는 치망순역지의 정신이 절실하다.
장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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