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유니스 일부 지역 대피 촉구…"남부 이미 과밀"
|
미 CNN방송·AFP통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기갑부대 지휘관인 히샴 이브라힘 준장은 군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가자지구 북부에서의 목표 달성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하마스를 뿌리 뽑는다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이제 가자지구의 다른 지역에서 작전하고 있다"며 지상전을 가자지구 남부로 확대할 것임을 시사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이날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접경지역을 찾은 자리에서 "이스라엘군이 곧 가자지구 전역의 하마스를 산산이 조각 낼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은 가자 남부에서도 작전을 벌이기 시작했으며, 남쪽 하마스의 운명은 북쪽과 같거나 더 나쁠 것"이라고 경고했다.
AFP통신은 이날 수십 대의 이스라엘군 탱크와 중장비 등이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 인근 지역에 진입하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가자 남부 공세를 앞두고 이스라엘군은 구호단체와 주민들에게 안전지역으로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의 아랍어 대변인인 아비하이 아드라이 중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칸 유니스 내 대규모 군사작전을 예고하며 대피로를 표시한 가자지구 지도를 게시했다.
그는 "전투로 인해 칸 유니스 북쪽과 동쪽 구역에서 살라알딘 도로를 통한 민간인 이동이 허용되지 않는다"면서 지중해와 접한 서쪽 우회로 혹은 이집트와 접한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이 제시한 대피처의 수용능력도 이미 한계치에 도달한데다, 계속되는 공습에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가자 남부 보호시설로 피란민이 몰리면서 위생 환경이 열악해졌고, 급성 호흡기 감염과 피부병, 기타 전염병 질병의 발병 사례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인도법에는 분쟁 당사자가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대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장소, 위생 여건 등을 제공하도록 규정하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WHO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24시간 내에 가자지구 남부의 의료창고에서 보급품을 치우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스라엘에게 그 지시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민간인과 병원 등 민간 기반시설 보호를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의 가자지구 담당국장인 토마스 화이트는 "사람들은 우리에게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곳을 묻지만, 우리는 해줄 말이 없다"며 상황의 절박함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