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6일 워싱턴 한·미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 후 "기존 핵우산이 핵 공격 시 미국이 알아서 핵 보복을 할 테니 안심하라는 것이라면, 앞으로는 처음부터 한·미가 함께 준비하고, 함께 연습하는 믿을 만한 확장억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 공격에 대비한 총체적인 지침을 내년 중반까지 완성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다.
양국 간 핵 공조는 또 있다. 한·미가 핵 위기 시 양국 정상 간 즉각 통화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문제 상황에 따라 수시로 통화할 수 있는 휴대 장비는 이미 전달됐다고 한다. 한·미는 또 미국의 핵 전력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이 공동 작전이 가능하도록 결합하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 두 조치 모두 강력한 대북 핵 억제력으로 작용한다는 전망이다.
우리는 미국의 핵우산이 북핵을 막아준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왔는데 이번 NCG회의에서 내년에 실제 핵 작전 훈련을 하고, 한국이 실제 참여하기로 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는 미국이 본토 수준의 핵 억제력을 한국에 제공한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개념의 억제력이다. 핵우산이 더 믿을 만해졌다고 봐도 된다.
북핵 위협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단호한 대응이 필요한데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핵 억제력이 약해질 소지 또한 다분하다. 바이든이 동맹을 중시하는 데 비해 트럼프는 동맹도 거래의 대상으로 본다. 거래는 돈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핵 억제력만큼은 절대 훼손되지 않도록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놓는 것은 우리에게 절박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