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전부터 "9회 말 2아웃 2스트라이크" 대타를 강조한 한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출마하지 않고 선민후사(先民後私)를 실천하겠다고 했다. 승리의 과실을 개인이 갖지 않겠다고 했다. 당 대표면 비례대표를 받거나 당선 유망지역에 출마하는 게 관례인데 틀을 깨고 오직 당의 승리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단이다.
한 위원장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해야 총선에서 공천을 주겠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된 후에라도 약속을 어기면 출당시키겠다고 했는데 이는 단순히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압박을 넘어 불체포특권 포기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민주당에 대한 강력한 경고이며 압박이다. 국회의원도 죄를 지으면 예외 없이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는 확고한 의지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586 운동권을 꼭 찍어 싸우겠다고 한 것도 큰 모험이다. 한 위원장은 검사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운동권 세력의 가식적 모습과 패거리 정치를 보아 왔는데 이번 기회에 퇴출시키겠다는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민주당과 운동권의 강한 반발과 저항에 부딪힐 수 있겠지만 한동훈 배짱 정도면 얼마든지 이를 막아낼 것이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이 물고 늘어지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기존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당 차원 대응 방법을 찾겠다고 운신의 여지를 열어 놨다. '한동훈'다운 해법이 제시될 전망이다. 한 위원장 등판에 정치권은 긴장하고, 국민은 정치권 개혁의 기대를 갖게 됐다. 이런 결심으로 정치를 하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바뀌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