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부동산 PF 규모는 2020년 말 92조5000억원에서 2021년 말 112조9000억원, 올해 9월 말 134조30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PF 연체율은 2020년 말 0.55%에서 올해 9월 말 2.42%로 4배 넘게 상승했다. 연체율 상승은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권의 여신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일부 건설사의 위기가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영건설이 신청한 워크아웃은 수용하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관리를 받는 조건으로 만기연장이나 부채탕감, 신규 자금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내년 1월 11일 채권자협의회를 소집해 워크아웃 개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대신 대주주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일가의 사재출연은 물론 SBS 지분의 담보제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회생 가능성이 낮은 일부 건설사는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유도하는 강경책도 필요하다. 사업진행 속도가 더디거나 만기연장만 계속되는 부실 PF사업장도 과감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은 건설사들이 재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도 마찬가지다. 과거 호황기 시절 무분별하게 부동산 PF 대출을 늘렸던 증권사 새마을금고 등은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번 기회에 분명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