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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은 15일(현지시간) 아레발로 대통령이 그의 취임을 막으려는 수개월간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자정 무렵 대통령에 취임했다고 전했다.
풀뿌리운동 소속 아레발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대선에서 희망국민통합(UNE) 소속 산드라 토레스 후보를 큰 격차로 누르고 당선됐지만 이전 정부와 야당의 견제 속에 순탄하지 않은 당선인 시기를 견뎌왔다.
취임일이던 전날에는 의회가 대통령 취임 선서 등 새 정부 출범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야당이 여당 의원의 의장단 피선출 자격을 문제 삼으면서 절차가 지연되는 일까지 일어났다. 전날 오후 열릴 예정이었던 대통령 취임 행사도 미뤄졌고, 행사장에 도착한 아레발로 대통령은 취임 순간을 기다려야만 했다.
현지 언론은 대통령 취임식 자체가 연기된 건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아레발로의 지지자들은 거리행진과 시위를 벌이며 야당에 헌법을 지키라고 요구했다.
야당은 여당인 풀뿌리운동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에 따른 당 활동 정지 명령으로 여당 의원은 현재 무소속이며 의장단 피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풀뿌리운동은 부정 당원 등록 의혹으로 과테말라 선거관리위원회와 헌법재판소로부터 엇갈린 판결을 받고 정당 활동이 정지되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이날 아레발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과테말라 새 정부의 외교 정책이 우선 주목되고 있다. 아레발로 대통령은 선거 과정에서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하며 친중 외교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그는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가 대만과 단교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막 끝난 총통 선거에서 라이칭더 후보의 승리로 민진당의 재집권이 결정된 대만은 취임식에 우자오셰 외교부장을 보냈다. 우 부장은 아레발로 새 정부 장관 내정자 측과 환담하기도 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과테말라에서 좌파 성향 후보가 당선된 것은 알바로 콜롬 전 대통령(2008∼2012년 재임) 이후 처음이다. 아레발로 대통령은 첫 민선 좌파 대통령이었던 후안 호세 아레발로 베르메호 전 대통령의 아들로, 두 사람은 과테말라 역사상 첫 부자 대통령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