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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자국이 서방을 공격하는 중동 지역 무장세력의 배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의 경계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군사 행동을 감행하면서 지역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양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는 이날 이라크 북부 아르빌 인근에 있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첩보본부와 테러단체들을 탄도미사일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또 이날 시리아에 있는 테러조직들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2020년 미국의 공격에 의해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의 4주기 추모식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열린 추모식에서 폭탄이 터져 100명 가까이 사망한 데 대해 이슬람국가(IS)는 자신들이 공격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이란 내 테러공작의 가해자들, 특히 IS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공격한 아르빌은 이라크 내 미국 영사관이 있는 지역이다. 이란의 이번 공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이란에 비공식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힌 뒤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확전을 경계하는 미국 측의 메시지에도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신경을 슬슬 긁고 있는 모습이다.
이라크 측은 이란의 폭격으로 지금까지 최소 4명이 숨졌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미국 측은 일단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고 "이란의 아르빌 공격을 강하게 규탄하며 사망자 유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우리는 이라크의 안정성을 해치는 이란의 무모한 미사일 공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홍해에서 선박들을 공격해 온 예멘 반군 후티를 연속 타격한 가운데 후티를 지원하는 이란도 행동에 나서면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친이란 세력 간의 긴장이 더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방은 이란이 중동지역 친이란 무장단체의 도발을 방조한다고 비난하지만, 이란은 이들에 대한 공격이 주권침해이자 반인권적 행위라고 규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