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방공망 강화·서방 지원 필요성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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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혼합한 러시아의 공습에 우크라이나에서 최소 19명이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에 키이우에서는 아파트와 유치원 등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내 미사일, 폭발물, 탄약 등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기업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 전역에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공습을 한 뒤 새해 들어서도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를 이용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날 러시아군은 키이우와 동부 하르키우, 남동부 파블로흐라드를 집중 폭격했고 우크라이나 의회 인근의 키이우 중심부에도 2022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폭발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즈는 공습으로 인해 가스관이 파손되고 인근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고도 전했다. 볼로도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하르키우에서는 여전히 건물 잔해를 헤치며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이날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41기 중 21기를 요격했지만 탄도미사일의 경우 24기 중 5기를 요격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번 공격에서 순항미사일보다 요격이 어려운 탄도미사일의 비중을 늘렸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설명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측은 자국 방공망을 뚫은 러시아 미사일 중 다수는 목표물을 타격하지 못하고 떨어졌으며, 우크라이나군이 기관총으로 순항미사일을 요격한 성과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러시아 미사일의 성능이 좋지는 않다는 뜻이지만 방어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과 관련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제사회는 무력에 의해서만 이 테러를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약점을 보인다면 러시아 미사일은 내일 서방 도시 상공을 날아다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가 수세에 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이날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12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155㎜ 포탄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물량은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거나 회원국들이 고갈된 재고를 비축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지만 당장 우크라이나에 도움이 되진 않을 전망이다. 초도물량은 2025년에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크라이나에 얼마나 지원할지는 나토 회원국들의 결정에 달렸다고 NYT는 짚었다.
한편 영국 무기감시단체 분쟁군비연구소(CAR)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지난 2일 하르키우를 향해 발사한 탄도미사일 잔해를 분석한 결과 이 미사일을 북한제로 추정할 수 있는 근거인 한글 표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에 따르면 미사일 잔해에서는 'ㅈ'으로 보이는 손 글씨 문자가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