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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열린 이탈리아·아프리카 정상회의 개막 연설에서 '마테이 계획'이라고 명명한 대(對)아프리카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기업 에니(Eni)의 초대 회장인 엔리코 마테이에서 이름을 따온 이 계획과 관련해 마테이처럼 비약탈적이고 협력적 태도, 상호이익 존중의 정신으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새롭게 구축하겠다고 공언해왔다.
마테이 계획 추진에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에너지 공급망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아프리가 국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이탈리아 정부의 판단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멜로니 총리는 이날 "누군가가 자기 고향을 포기하게 만드는 원인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대량 불법 이민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기회, 일자리, 훈련, 합법적 이민으로 구성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멜로니 총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국에 충분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잉여분을 유럽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프리카는 부를 창출하고 유럽은 새로운 에너지 공급 경로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멜로니 총리는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를 낮춰 이탈리아를 유럽의 에너지 허브로 만들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선한 영향력을 희망한 멜로니 총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쪽에서는 언짢은 반응이 나왔다. 이번 회의에 아프리카에서 국가정상 25명을 비롯한 45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무사 파키 마하마트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거지가 아니다"라며 "패러다임의 전환에는 더 공정하고 일관성 있는 세계로 가는 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파키 위원장은 이번 계획에 대해 협의할 의향은 있다면서도 "우리는 종종 지켜지지 않는 단순한 약속에 더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