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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수월관음도’ 국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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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02. 25. 11:34

국립중앙박물관 '근대 불화'전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  도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기증품인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수월관음도)'. /국립중앙박물관
파도 속에서 솟아오른 바위에 편안히 앉아 있는 수월관음(水月觀音)의 모습이 화폭에 담겼다. 1854년 전라도 지방에서 활동한 화승 도순이 그린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정식 명칭은 '수월관음도')이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이 작품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이 간직했던 불화로,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국립중앙박물관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관 2층 불교회화실에서 7월 21일까지 '근대 불화'전이 진행 중이다. 19∼20세기 불교 회화와 밑그림이 된 초본 등 총 23건 37점이 선보인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기증한 작품들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022년 박물관이 펴낸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 목록집' 제6집 불교회화 편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이 기증한 불교회화 유물은 총 102건 167점에 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월관음도와 함께 19세기를 대표하는 화승 천여가 1843년에 그린 '제석천', 작은 화면에 먹으로 동자·옥졸·판관 등을 그린 불화 밑그림이 처음 공개됐다. 불화 밑그림은 시왕도나 지장보살도, 감로도 등을 그리기 위한 습작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전시에는 19~20세기 활동한 대표적인 화승과 그들의 작품도 소개된다. 1870년대 중반부터 1930년경까지 약 55년간 불화를 그리며 활발하게 활동한 승려 축연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축연은 양산 통도사의 '십육나한도(十六羅漢圖)' 등을 그렸다. 그의 작품 중 하나인 '극락에서 설법하는 아미타불'은 가로 199㎝, 세로 169㎝에 이르는 비단 화폭에 여러 인물을 담았다. 서양화에서 쓰는 음영법을 더해 인물의 입체감을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제석천  천여  조선 1843년
'제석천'. /국립중앙박물관
박물관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전반은 사회의 급격한 변동과 함께 불교와 불교미술을 둘러싼 위상과 환경도 변화하는 시기였다. 근대 불교회화는 조선시대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요소를 적극 받아들여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면서 "오늘날 불교미술로 계승되기까지 다양한 노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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