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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1일 새벽에 마무리된 개표 결과 중도우파 사회민주당(PSD)과 두 개의 소규모 보수 정당으로 구성된 민주동맹(AD)이 29.5%를 득표해 1당에 올랐다. 2위를 기록한 집권 사회당(28.7%)과의 득표율 차이는 고작 0.8%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접전을 벌였다.
루이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AD의 득표율 1위가 확정된 이날 새벽 지지자들 앞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포르투갈 국민의 뜻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정부 구성에 필요한 과반 의석수(115석) 확보에는 턱없이 부족해 다른 우파 정당들과의 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5년 집권한 사회당은 2022년 조기 총선에서 독자적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지만 불과 2년 만에 원내 2당 자리로 내려앉았다.
반면 창당 6년차에 불과한 신생 극우정당인 셰가(Chega)는 18.1%의 득표율로 원내 3당 자리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는 2022년 조기 총선에서 얻은 7.2%의 세배 가까운 수치다. AP는 세가가 창당 첫해인 2019년 총선에서 1석, 2022년 총선에서 12석을 확보한 데 이어 이번에는 4배 이상 늘어난 최소 48석의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셰가는 원내 1~2위 정당의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정 구성 과정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사회민주당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 많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정책을 제안하는 셰가와의 협력 가능성을 배제해왔다.
AP 등 외신들은 그동안 포르투갈에서는 중도우파인 사회민주당과 중도좌파 사회당이 수십년간 번갈아가며 정권을 잡았지만 이번처럼 극우 정당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안드레 벤투라 셰가 대표는 이날 새벽 원내 3위가 확정된 후 리스본 당사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총선에서 확인된) 확실한 한 가지는 포르투갈에서 양당 체제가 끝났다는 것"이라며 "(1위를 한) 사회민주당이 집권을 위한 다수당이 되려면 우리 셰가와 연정을 맺어야 한다. 우리에게는 정부를 구성할 권한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