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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수 기자

승인 : 2024. 03. 1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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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총선 막말 리스크' 차단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대구 중·남구의 도태우 변호사와 부산 수영구의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 민주당에서는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승리했던 정봉주 전 의원, 경기 안산갑에 공천을 받은 양문석 후보의 언행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막말은 선거 국면에서 특히나 치명적이다.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실언은 대표적 사례다. 그의 "미래는 20대, 30대의 무대라고.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아요. 그분들은 어쩌면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그분들은 집에서 쉬셔도 되고"라는 발언은 '노인 비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열린우리당의 2006년 전국동시지방선거 패배, 정 후보의 17대 대선 패배로까지 이어졌다.

양 후보는 지난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를 밀어붙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쓴 게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신'을 강조해온 당이 아닌가.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서 받은 공천장이 진실됐다고 할 수 있을까.

여당 후보들의 행동도 흥미롭다. 도 변호사는 두 차례 페이스북에 본인의 과거 언행을 반성하는 글을 게시했고, 장 전 최고위원은 두 차례의 사과문에 더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이들은 공천이 취소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들이 남겼던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단지 공천장을 받기 위해 고개를 숙였던 야욕인지, 본인의 언행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태도인지는 본인들만이 안다.
이들 후보들의 사과 속 진심을 알 방법은 없다. 그러나 그 진심을 전할 방법은 와신상담(臥薪嘗膽)이다. 무소속 출마보다는, 장작 위에 누워 쓴 쓸개를 맛보며 훗날을 도모해야 하는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지난 날을 진심으로 뉘우치고 성숙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국민의 마음은 열릴지도 모른다.
정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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