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1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 당시 납치된 이스라엘인 포로나 하마스 간부 거처를 알아내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고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니치는 지난해 12월 가자지구 북부 자바리아의 자택에서 이스라엘군에 붙잡혔다가 탈출해 현재 남부 라파에 머물고 있는 이삼 알리(22)의 사연을 전했다. 마이니치에 따르면 이삼은 이스라엘군에게 붙잡혀 있었던 기간 동안 매일 쇠막대기로 가슴과 등, 다리를 반복적으로 얻어맞아야 했다. 이스라엘군이 이삼을 고문한 것은 그를 하마스 전투원으로 의심하고 인질이 붙잡혀 있는 장소 등을 알아내기 위해서였다.
이삼이 갇힌 수용시설에는 12세에 불과한 어린이와 노인, 심지어 암을 앓고 있는 환자까지 있었지만 이스라엘군은 이에 개의치 않고 수시로 그를 불러내 고문하는 등 공포 분위기를 일으켰다. 고문으로 다친 사람도 있었지만 이스라엘군 측은 진통제만 건네줬을 뿐 이렇다할 치료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의 폭행에 노출된 것은 가자지구 주민뿐만이 아니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취재를 위해 가자지구로 들어왔다가 가자주민 수십명과 함께 군용트럭에 실려 이스라엘 남부 군기지에 수용됐던 카타르 매체 소속 디아 카플루트 기자(38)도 이스라엘 국내정보기관인 신베트 요원에게 구타당하고 가족의 안전까지 협박당하는 수모를 겪어야만 했다.
신베트가 디아 기자에게 씌운 혐의는 그가 하마스를 위해 간첩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디아 기자가 2018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펼친 비밀 군사작전에 대해 쓴 기사를 하마스를 위해 일하는 간첩이라는 근거로 제시했다. 디아 기자는 "이스라엘군의 목적은 오로지 가자주민 모두를 가자지구에서 몰아내려는 것뿐인 것 같았다"며 당시를 회고하며 치를 떨었다.
이 같은 이스라엘군의 학대와 고문 사실이 조금씩 외부에 알려지면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도 조사를 실시했고, 실태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은 최근 UNRWA의 미공개 보고서에는 성별에 상관없이 무차별적으로 가해진 폭력행위, 수면부족, 여성 난민에 대한 성적학대 등의 증언이 기록돼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마이니치는 이스라엘군 관계자가 "가자지구 북부 등 피난을 요청한 지역에 남아있는 주민들은 상당수 하마스를 돕는 협력자일 가능성이 높다"며 강도 높은 심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