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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칼럼] 경제위기, 기나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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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3. 25. 18:24

세계 주요기관들, 한국경제에 후한 점수
-이코노미스트지, 한국은 세계적 고물가 속 2023년 세계 2번째 물가관리 모범국
-IMF, 한국경제성장 전망 2.3%로 상향

무역수지 9개월 연속 흑자행진
-주력수출상품 반도체와 선박의 폭발적 수출 증가
-거시경제지표 호전에도 내수경기 체감까지는 몇 달 걸려

세계적인 첨단경쟁, 반도체전쟁, 에너지전쟁에서 이겨야 할 과제
윤석열 정부를 반역집단이라 지칭한 이재명 대표 각성해야
힘 모아 더 나은 미래로 함께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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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
국민을 힘들고 지치게 했던 경제위기가 끝자락에 와있다.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다. 국민들은 오랜 기간 경제적 고통으로 좌절하고 또 절망하고 있다. 이제는 분노하고 있다. 바로 이때 세계의 주요 경제기관들은 한국경제의 회생을 진단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는 2023년 OECD 국가들 중에서 물가관리를 두 번째로 잘한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지난 1월에 IMF는 2024년 한국경제성장 전망치를 2.3%로 상향조정하여 발표하였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스페인보다 높은 성장 전망치다. 무역수지 또한 작년 6월 적자행진을 마감하고 9개월 연속 흑자행진 중이다. 고무적인 것은 수입액이 줄어서 생긴 불황형 흑자가 아니라 반도체, 선박 같은 주력상품 수출의 획기적 증가에 힘입은 의미 있는 증가였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해외의 평가는 매우 높다. 일제 패망 직전 우리 국민들이 느꼈던 암울했던 분위기처럼, 먼동이 틈을 알려주는 객관적 경제지표들은 속속 나오고 있으나 정작 우리 국민들의 체감지수는 매우 낮다.

세계는 물가와 전쟁 중이다. 미국 연준도 오로지 물가를 잡기 위해서 초고금리정책을 지난 3년 넘게 유지해 왔다. 세계경제는 그 여파로 큰 홍역을 치렀다. 우리나라도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고물가를 잡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할 때 맞닥뜨린 파탄 일보직전의 경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전임정권의 전대미문의 설익은 정책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윤석열 정부는 초저성장에 고물가가 합쳐진 어려운 경제의 해법을 놓고 물가억제를 우선과제로 채택하였다.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고(高)물가는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불공정하다"는 윤 대통령의 철학에 따른 선택이었다. 고금리는 물가억제를 위하면서도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줄여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선거 때마다 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현금을 풀어 표를 샀던 전임 정권의 성장정책도 돈 풀어서 일자리 만든다는 무책임한 방식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재정긴축정책을 시작하였다. 또한 생산성 증가가 경제성장으로 이어짐으로써, 그 과실이 공정하게 분배되어 소득이 증가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려고 하였다.

아직까지 이 기본적인 경제위기 탈출정책에도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을 풀어 소득을 높여주어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기존의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 정부의 예산편성권마저 부정하고, 다수의석을 가진 야당 마음대로 자신들이 배정하고 싶은 지방자치단체와 사회단체에 예산폭탄을 돌리고 있다. 대통령 프로젝트인 반도체 R&D, SMR 연구개발비 등 신성장동력 발굴정책, 신에너지정책에는 가차 없이 칼을 들이대었다.

신냉전시대를 맞아 세계질서는 새로운 차원으로 전개되고 있다. 공급망 재편으로 벌어지고 있는 첨단전쟁, 반도체전쟁, 에너지전쟁, 방위산업전쟁에서 승리하여야지만, 우리의 선진국그룹 내 위치도 확실해진다. 세계 속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미래를 향하여 나아가고자 하는 세력이 전진세력이고, 우리의 발전을 제어하고 과거로 회귀하려는 세력이 후진세력이다.

높은 물가는 세계적 이슈이자 미국대선의 최대이슈라고 한다. 한국 22대 총선의 바닥 민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후진세력인 제1야당은 툭하면 특검, 국정조사, 탄핵과 같은 극단적 수단으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나라의 전진을 저지하고 있다.

200석 예상에 고무되어서 그러한가. 제1야당대표의 입은 거칠어지다 못해 위험수위를 훌쩍 넘었다. 윤석열 정부를 무능, 무책임 정권으로 매도하더니 '반역집단'이라고 지칭하였다. 북한이 자신들의 말을 순순히 따라주지 않는다고 쓰는 말이다. 통진당 후신의 의심을 받고 있는 진보당과 종북이념 인사 다수에게 국회원내 진출의 길을 열어주더니 "대통령이 없으면 차라리 좋다"는 막말까지 뱉어버렸다.

이번에 이재명 당이 원내 3분의2 의석을 차지하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다면 대한민국을 경제위기의 수렁에 다시 빠지게 될 것이다. 그 대가는 우리 국민, 특히 우리의 미래세대가 치르게 될 것이다.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총선에서 크게 유리하다고 판단한 민주당과 그 대표는 성난 민심을 부채질하는 선동에 열심이다. 대중 무역수지적자를 놓고도 민망한 소리를 하였다. 우리나라의 대중수출이 급감한 것은 세계 공급망 재편에 따른 중국경제의 부진 탓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이후 일관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해왔으나, 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무역수지 흑자폭은 매년 줄어들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중국대사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셰셰(謝謝)하지 않고도 무역수지를 크게 개선하였다.

지금은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고, 우리는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선택들을 앞두고 있다. 경제위기를 막 벗어나고 있는 바로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기반은 무엇이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잘 선택하여야 한다.

선전·선동에 능한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지 묵묵히 코끼리 걸음을 걷는 지도자를 선택할 것인지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제 성공의 시간이 오고 있다. 실패에 대해 헐뜯기만 하는 집단을 선택할 것인지, 성공의 과실을 키우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집단을 선택할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이 중요한 변화를 요구하고 또 이끌어낼 수 있는 아주 엄중한 기회다. 세계적으로 경제, 안보, 기후 등의 문제로 불확실성이 높아갈 때, 국민 각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들여다보면 제각각의 이해는 상충되고 상반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그보다 더 근본적인 삶의 터전, 성장동력,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 복잡하게 얽힌 경제와 국제관계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가느냐를 결정할 것이다. 다름과 차이를 넘어서는 공동체의 이익, 공공선의 추구를 위해 우리는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공동체로서 더욱 넓고, 두터운 합의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그리하여야만 함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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