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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왜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활동 막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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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3. 31. 00:01

NYT "러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해체"
"북 핵무기 비확산 미·러 공동 대의 붕괴"
"패널, 러의 대북 물품 공급 증거로 불편한 관계"
"우크라 전쟁, 북한에 대박"
푸틴 김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2023년 9월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로켓 조립 격납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다./UPI·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에 대한 러시아의 거부권(비토) 행사로 '북한의 핵무기 비축 확장을 막는다'는 미국과 러시아의 지난 10년간 공동의 대의가 붕괴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러시아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해 패널 활동이 오는 4월 30일로 종료되게 했다. 중국은 기권했다.

◇ NYT "러 거부권 행사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해체, 북 핵무기 비확산 미·러 공동 대의 붕괴"
"국제 핵 확산 체제 급격 약화...대북 압박 완화, 새로운 영역 개척"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특별보좌관 "놀라운 전환"

NYT는 지난 15년 동안 북한 핵 프로그램 관련 제재 회피 시도를 감시해 온 전문가 패널의 명백한 해체가 한때 핵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조치가 지난 2년 동안 급격히 약화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증거이고, 북한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데 있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출범한 전문가 패널 구성을 포함한 2009년 대북제재 결의 1874호에 찬성표를 던졌고, 이는 상당한 규모의 무역보다 더 많은 밀수가 해상 및 국경에서 이뤄지는 기간에도 유지됐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 국무부에서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로버트 아인혼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패널 활동 종료가 '놀라운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아인혼 연구원은 "냉전 이후 대부분 기간, 미국·러시아·중국은 특히 북한과 이란 등 핵 확산 도전을 다루는 협력국이었다"며 "그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시절) 이란과의 협상(이란 핵합의·JCPOA) 기간 전적으로 미국과 유럽 편에 섰고, 2016∼2017년 '화염과 분노(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초기)' 기간에도 북한 문제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대북제재위
대북제재 위반 선박인 '뉴콩크'호 등이 2019년 6월 19일 해상에서 석유를 불법 환적하고 있다./사진=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 캡처
◇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심층 보고서로 대북제재 회피 혐의, 국제적 중립적 판단 제공"

패널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등에서 파견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돼 활동해 왔고, 안보리 대북제재위를 보조해 북한의 제재 위반 의혹 사례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매년 두 차례 대북제재 이행 위반에 관한 심층 보고서를 내왔다.

NYT는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이 큰 조사 권한이 없고, 보고서가 안보리에 의해 채택되지 않는 강제력이 없는 등 그 활동에 한계가 존재했지만, 철저한 조사 결과가 종종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고, 대북제재 회피 혐의에 대한 국제적이고, 중립적인 판단의 근거가 됐다고 평가했다.

연간 50만배럴로 제한된 정제유에 대한 '선박 대 선박' 해상 환적, 해킹과 사이버 공격으로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재원 외화 획득, 고급 승용차 등 사치품 수입 등에 관한 대북제재 위반 조사 결과를 발표해 왔다는 것이다.

김정을ㄴ
북한은 2023년 11월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발사 장면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패널, 러시아의 연료·기타 물품 등 북한 공급 증거 제공해 불편한 관계"
"러, 북한에 연료·기타 물품 넘치게 공급...우크라 전쟁, 북한에 대박"

그런데 이러한 패널의 활동이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이 됐다.

NYT는 러시아 정부는 한때 대북제재 위반에 대한 패널의 상세한 보고서를 환영했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세계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했는데, 패널이 최근 불법 해상 환적에 관한 위성사진 등을 통해 러시아가 연료와 기타 물품을 북한에 넘치게 공급하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를 제공하면서 불편한 관계가 됐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2017년 12월 대북제재 결의 제2397호 이후 새로운 제재 결의가 채택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으며, 북한의 대북제재 회피를 지원하고 있다는 국제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월 중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러시아 고급 승용차 '아우루스'를 선물하는 등 러시아는 최근 노골적으로 대북제재 체제를 약화시켜왔다.

NYT는 김정은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한 대가로 추정되는 러시아의 대북 물품 공급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한에 얼마나 대박(bonanza)이 됐는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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