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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물길따라 꽃길따라...‘낭만의 봄’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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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자

승인 : 2024. 04. 09. 17:51

한국관광공사 추천 4월 가볼만한 곳
가평 레일바이크
북한강철교 구간이 백미인 가평 레일바이크. 느리게 가는 레일바이크에선 자동차를 타고 달리며 보는 것과 다른 풍경을 만나게 된다./ 강촌레일파크 제공
물이 있는 풍경은 사람의 성질을 참 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사위 한갓진 계절에 봐도 좋지만 짙은 꽃향기로 마음 달뜨기 쉬운 봄에도 필요하다. 꽃과 물이 어우러진 봄 여행지 몇곳 추렸다. 한국관광공사가 엄선했다.

김유정 레일바이크
김유정 레일바이크/ 강촌 레일파크 제공
◇ 강원 춘천 강촌레일파크

낭만이 덜컹거리던 옛 경춘선 기찻길에 레일바이크가 달린다. 일부 구간에 두 개 노선 세 개(출발역 기준 김유정·가평·경강)의 레일바이크가 운영 중이다. 레일바이크에선 자동차를 타고 가며 보는 것과 완전 딴판이 풍경이 보인다. 느릿하게 흐르는 강물과 천연한 자연이 마음을 참 평온하게 만든다. 얼굴에 부딪히는 바람이 시원하고 기분은 덩달아 상쾌해진다.

각 구간의 백미는? 김유정역에서 출발하는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8.5km 코스다. 6km 지점의 낭구마을에서 낭만열차로 갈아타고 옛 강촌역까지 간다. 강촌역에서 셔틀버스로 김유정역으로 돌아온다. 코스 중간 나타나는 4개의 터널과 낭만열차를 타고 즐기는 북한강 풍경이 코스의 백미다. 가평 레일바이크는 왕복 8km 구간을 달린다. 경강역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30m 높이의 북한강철교구간이 좋다. 영화 '편지'와 드라마 '바람이 분다'의 촬영지인 경강역에서 잠깐 휴식이 주어진다. 경강 레일바이크는 반려견과 함께 즐기는 펫 바이크로도 운영한다.

사람들은 김유정문학촌도 들른다. 김유정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다. 일대가 '봄봄' '동백꽃'의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이 태어난 실레마을이다. 그가 남긴 30여 편의 작품 중 10여 편의 배경이 여기다. 그는 수필 '오월의 산골짜기'에서 "...앞뒤 좌우에 굵직굵직한 산들이 빽 둘러섰고 그 속에 묻힌 아늑한 마을.."이라고 고향 땅을 소개한다. 봄볕 화사한 날에는 마을이 더욱 아늑하게 다가온다. 김유정 생가도 있고 산허리를 따라 걷기 좋은 산책로도 조성됐다.

선암골생태유람길
선암계곡을 따라가는 선암골생태유람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 충북 단양 선암골생태유람길
물길 따라 느릿하게 걸으며 꽃향기에 취하는 것도 봄날 누릴 수 있는 호사다. 선암골생태유람길은 선암계곡을 따라 가는 산책로다. '단양 느림보유람길' 1구간이기도 하다. 총 길이가 14.8km나 되지만 중요하지 않다. 걷고 싶은 만큼 걸으면 그만. 봄에는 사위가 화사해진다. 붉은 진달래와 철쭉이 꽃을 피운다.

선암골생태유람길에선 불쑥불쑥 나타나는 자연의 '조각품'이 볼만하다. 남한강 지류인 단양천 물길을 따라 바람과 시간이 빚은 기암들이 등장한다. 단양팔경에 속하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도 만난다. 신선이 놀았다는 전설 한 자락씩 걸친 바위들이다. 단양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1501~1570)의 애를 태운 단양팔경에도 속하는 것들이다. 하선암이 멋지다. 삼층으로 된 너른 반석 위에 커다란 바위가 얹혀 있는 모습에 눈이 번쩍 뜨인다.

임고강변공원
벚꽃 흐드러진 임고강변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경북 영천 임고강변공원

영천은 여행지로 낯설다. 게다가 강변공원이라. 뭐 그리 대수일까. 임고강변공원은 일단 벚꽃 명소다. 공원을 관통하는 산책로 양쪽으로 벚나무가 늘어섰다. 강바람 '살랑' 불면 '꽃비'가 제대로 내린다.

꽃 떨어졌다고 아쉬워 마시라. 꽃 없어도 풍경이 좋다. 영천 시내를 관통하는 자호천 구간 중 백미로 꼽히는 구간이 공원 일대다. 영천댐에서 빠져나와 몸집을 넓힌 물길이 우뚝 선 암벽과 맞닥뜨리며 'ㄱ'자로 꺾이는 곳에 공원이 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솟아오른 절벽이 어우러진다. 공원이 조성되기 전부터 영천사람들에게 최고의 나들이 장소로 꼽힌 이유다. 해서 공원은 캠핑·피크닉 성지로도 꼽힌다. 음수대, 화장실 등이 잘 관리되고 있는 데다 이용료도 없다. 돗자리, 의자 하나 펴 놓고 앉아 수직으로 솟구친 암벽과 수평으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물멍'을 만끽하는 이들이 적지 않단다. 삼림욕과 승마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도 공원에서 지척이다.

사선대
사선대국민관광지/ 한국관광공사 제공
◇ 전북 임실 사선대국민관광지

임실은 산 많고 물 많은 고장이다. 회문산·나래산·백련산 등이 사위를 에두르니 계절의 변화가 오롯이 느껴지는 땅이다. 산은 높지 않지만 넉넉해서 물을 잔뜩 머금었다. 실한 산물과 평온한 풍경들이 여기서 쏟아진다. '네 신선이 노닌 곳'이라는 사선대 역시 성미산과 섬진강 상류인 오원천이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인 임실의 명소다. 임실 운수산의 두 신선과 진안 마이산의 두 신선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유유자적 머물렀다는 설화가 전한다.

1985년 12월, 일찌감치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사선대는 임실사람들의 오래된 휴식처다. 물길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지난한 일상에 위로가 된다. 지금도 각지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사계절 풍경이 참 예쁘다. 봄에는 노란 꽃이 흐드러지고, 여름에는 푸른 초목이 무성하다.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곱고 겨울의 눈 내린 풍경도 운치가 있다.

사선대 위쪽 언덕의 운서정(雲棲亭)은 일제강점기 우국지사들이 나라 잃은 한을 달래던 곳. 운서정 주변 덕천리 가침박달 군락은 중부이남 지역에서 흔치 않게 희귀 야생 수목이 자란다.

영산강변 유채꽃밭과 동섬
둑길에서 바라본 영산강변 유채꽃밭/ 나주시 제공
◇ 전남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

영산포 일대를 아우르는 나주 영산강둔치체육공원은 나주사람들의 쉼터다. 그런데 봄이 되면 흐드러지게 피는 유채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인파가 몰린다. '체육공원'답게 규모가 약 13만㎡에 달하며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 트랙 등도 갖췄다. 전용 주차장이 있어 접근성도 빼어나다. 유유히 흐르는 영산강과 유채꽃 노란 융단이 한눈에 담기는 최고의 관람 포인트는 영산교 위. 물길 사이에 둥실 떠 자리잡은 작은 동섬도 호젓하고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유채꽃 없어도 즐길 게 많다. 황포돛배 체험도 좋고 자전거 타기도 괜찮다. 영산강 황포돛배는 영산교 남쪽 영산포선착장에서 탄다. 한국천연염색박물관선착장 구간을 왕복 약 50분 동안 유람한다. 영산교 북쪽 교각 아래 자전거무료대여센터가 있다. 영산포철도공원도 가깝다. 여기에는 영산포역사문화체험관과 레일바이크 등 무료 체험 시설이 많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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