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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인간 수인'과 '기생생물 하이디' 역을 맡은 전소니는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1인 2역을 완주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일 공개된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이야기로 공개 당일에는 3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도 공개하자마자 2위를 차지하는 등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리즈가 호평을 받는 이유에는 전소니의 섬세한 연기력이 크게 자리한다.
"'기생수'의 반응이 궁금한데 친구들이 '좋은 이야기를 전해줄 테니 인터넷을 보지 말아라'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안 보고 있었는데 친구들이 반응을 보는 것에 중독된 것 같아요. '친구들이 네 얼굴부터 나오니까 마음이 벅차다'라는 이야기를 해주니 기뻤죠. 동료, 선배들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이 시기를 너무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나중을 걱정하지 말고 즐기라'고요. 즐기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니 이 시간을 온전히 느끼려고 집중하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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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어려웠어요. 저는 같이 연기하는 상대 배우가 어떤 연기를 해주느냐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인데 저를 상대해야 한다는 게 어떻게 해내야 할지 무서웠죠. 제가 연기를 하니 다음에 어떤 대사를 하고, 행동을 알잖아요. 부담감이 컸지만 연 감독님과 현장을 믿었죠. 수인을 잘 설계한다면 하이디는 더 쉽게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는 본 적이 없는 모습이라 외적으로도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많았고, 스토리 안에서 가볍게 누군가를 구하고 이기는 연기를 하는 쾌감도 있어 재미있었죠. 완성된 것을 봤을 때 기술적으로 신기했답니다."
수인은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당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아가며 세상과도 단절된 20대의 감정도 잘 그려야 했다. 어둡고 메마르고 버석버석한 감정이 첫 등장부터 전해진다.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 중요했어요. '수인은 하루를 어떻게 버텼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것조차도 귀찮고 피곤할 것 같았어요. 마트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겼을 때도 담담하게 싸우고 냉소적이었어요. 촬영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해 잠을 못 자서 살도 더 빠졌어요. 밤새우고 촬영을 했는데 오히려 작품하고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기생생물들은 겉으로 보면 지구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들이 습득한 인간의 언어와 말투는 서툴고 감정이 없다. 전소니는 하이디의 눈빛과 목소리 톤이 불편하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접근했다.
"처음 내보는 목소리죠. 할 수 있는 최대한 목소리를 낮게 낮추려고 했어요. 안내하는 목소리, 백화점 등에서 나오는 톤이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잖아요. '인위적이고 불편한 톤이 무엇이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감독님께 보여드렸죠. 감독님도 원하시는 톤이 있었고, 기생생물들이 여러 종이다 보니 종족들이 가진 특성처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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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아픈 건 없었는데 처음에 부끄러웠어요. 같이 연기하는 상대 배우를 보면서 집중했죠. 하다 보니 부끄러움이 없어져 액션이 편해졌어요."
2017년 영화 '여자들'로 데뷔해 '죄 많은 소녀' '악질경찰' '소울메이트', 드라마 '화양연화' '청춘월담' 그리고 '기생수: 더 그레이'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성장의 두각이 두드러지는 배우지만 전소니는 아직 부족한 게 많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시 봐도 후회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걱정에 사로잡힌거죠. 진심으로 예의 차리고 하는 말이 아니라 아직도 저는 제가 잘해왔다는 확신이 안 들어요. 저를 믿는 게 참 어렵고 아직도 불안한 것 같아요. 저의 다음 작품을 궁금해주는 팬들과 저에게 오는 역할이 있다는 것에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