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대성당 화재 당시 배출된 납은 400톤 가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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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리베라시옹의 보도에 따르면 화재 5주기를 맞은 15일(현지시간) 대성당 앞엔 관광객뿐만이 아니라 피켓을 든 시위대도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시위대 중 한 명은 프랑스 노동총연맹의 브누아 마탕 사무총장으로 "2019년 4월 15일 발생한 대성당 화재 때 400톤에 달하는 납이 배출됐지만 당시 제대로 오염물질 관리 절차를 밟지 않은 정부에 해명을 요구한다"라고 외쳤다.
화재 당시 배출된 납은 대성당 건축에 사용된 페인트에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페인트 속 납은 특히 신경장애나 소화장애, 심한 경우 암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실제로 2019년과 2021년엔 공기 중 납 성분이 지나치게 많아 대성당 앞 광장이 한때 폐쇄되기도 했다.
파리경찰본부는 이미 2021년에 "화재가 발생한 첫 주에 채집한 샘플을 분석한 결과 납 수치가 정상적인 수준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노트르담대성당보존및재건기구도 "화재가 난 첫날부터 납 등 오염물질 제거에 힘쓰고 있으며, 유해물질이 복원 현장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하지만 시위대는 "화재 때 상당한 납 성분이 배출됐지만 정부는 지역주민이나 재건축 노동자들을 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관련 당국을 질책했다. 시민단체는 "화재 직후 주변의 학교·사무실·카페·식당 등을 모두 일시 폐쇄하고, 대성당 전체를 특수 철제 구조물로 가려 유해물질이 공기 중에 배출되지 않도록 해야 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화재 때 배출된 납보다 더 큰 문제는 복원에 또다시 납 성분을 사용했다는 데 있다. 마탕 사무총장은 "또다시 납으로 대성당 첨탑과 골조를 덮기로 한 결정은 형사처벌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공공보건기구의 발표를 인용해 주장한 바에 따르면 매년 21㎏상당의 납이 대성당 옆에 위치한 센강으로 흐른다. 비가 올 때마다 대성당 페인트에 포함된 납 성분이 벗겨져 센강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납중독피해가족단체의 마테 투이에 회장은 "1836년 화재 이후 사르트르 대성당이 납이 아닌 구리로 사용한 예가 있는데 왜 노트르담 대성당은 또다시 납을 선택했는지 의문이다"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5년간의 보수공사를 거쳐 오는 12월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