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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수 아이유와 임영웅, 방탄소년단의 공연 실황이 박스오피스에서도 막강한 힘을 보여준 영향으로 올해도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와 에스파 등의 공연 실황이 잇단 개봉했다.
올해 가장 먼저 개봉한 공연 실황 영화는 에픽하이의 '에픽하이 20 더 무비'다. 지난해 12월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콘서트 실황을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이를 시작으로 이승윤, 슈가, 에스파 등이 극장가에 팬들을 불러 모았다.
슈가의 월드투어 피날레 '어거스트 D 투어 D-데이 더 무비'(Agust D TOUR D-DAY THE MOVIE)가 지난 10일 CGV를 통해 단독 개봉했다. 이 영화는 10개 도시에서 25회 공연을 통해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 첫 솔로 월드투어 '디-데이'의 앙코르 콘서트다. 17일 기준 누적 관객 수 2만 1311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4위를 기록했다. 개봉 당일에는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CGV는 팬들이 공연을 더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스크린X, 4DX, 울트라 4DX 등 특수관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콘서트를 100% 즐길 수 있는 '싱어롱 상영회'도 준비했다. 특히 솔로 앨범 '디-데이' 발매 1주년을 기념한 오는 21일에는 상영 시작 시각까지 발매일에 맞춘 오후 4시 21분 상영 회차를 편성해 팬들에게 뜻깊은 추억을 선사한다. 또한 20~21일 양일간 전국 IMAX관에서 아미밤(방탄소년단의 응원봉 굿즈)을 지참하고 떼창과 함성이 가능한 싱어롱 상영회도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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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공연 실황 영화가 늘어난 이유는 팬데믹 기간 비대면 공연으로 시작된 극장 상영이 새로운 극장가의 돌파구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공연 실황과 스포츠 중계 등을 다룬 얼터콘텐츠(Alter-contents)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분위기다.
또 다른 이유는 특히 영화와 가요 관계자, 팬들의 이해관계가 통한 이유도 있다. 제작 기획부터 명확한 팬층을 두고 준비하기에 콘텐츠의 입소문과 시기에 따라 관객 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아 위험 부담이 적다. 통상적으로 상업영화의 티켓보다 가격이 약 1만원 정도 높지만 10만 원이 넘는 콘서트 공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팬들은 생생한 공연 현장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어 N차 관람을 선택하고 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세계 시장에서도 흥행의 가능성도 높다. 슈가의 '어거스트 D 투어 D-데이 더 무비'는 올해 전 세계 공연 실황 영화 중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배급사 트라팔가 릴리징(Trafalgar Releasing)에 따르면 이달 10∼14일 상영된 이 영화는 전 세계에서 약 141억원(1천16만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은 누적 관객수 25만명을 돌파하며 60억 5971만원의 수익을 기록했고, 아이유 콘서트 '더 골든 아워' 역시 20억 5039만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한 가요관계자는 "가수들의 실황 콘서트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다면, 앨범 활동이 없는 공백기를 메울 수 있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킬 기회이기도 하다. 팬층이 많은 콘서트는 티켓 예매도 치열한 상황이라 공연장을 찾지 못한 팬들에게는 콘서트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정한 시즌이 아니더라도 일정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