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등 상위 5개국이 전체 61%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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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2일 발표한 '2023년 세계 군사비' 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동안 전 세계가 2조4430억 달러(약 3362조원)를 군사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6.8%(2030억 달러) 늘어난 수치로, SIPRI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고액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간 긴장 확대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전쟁 당사자인 러시아,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상대적 약자인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한 제3국의 군사지원 확대, 중국과 대만의 군비 경쟁 등이 전세계적인 군사비 지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미국, 중국, 러시아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상위 5개국이 전세계 군사비 지출액의 절반이 넘는 61%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군사력 부문에서 부동의 1위인 미국은 전년대비 2.3% 늘어난 9160억 달러(1265조원)를 지출해 세계 유일의 '천조국'다운 위용을 과시했고, 29년 연속 군사비 증가세를 이어간 중국이 2960억 달러(409조원, 추정치)로 그 뒤를 이었다.
3위는 3년째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로, 전년대비 24% 늘어난 1090억 달러(151조원)를 군사비로 쏟아부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5.9%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SIPRI에 따르면 1991년 구소련 붕괴 이후 최고치다. 특히 러시아의 군사비 지출은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5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는 전년보다 무려 51% 늘어난 648억 달러(90조원)를 지출해 11위에서 8위로 올라섰고,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치열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이스라엘은 24% 증가한 275억 달러(38조원)를 군사비로 썼다. 일본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502억 달러(69조원)를 지출했고, 대만 역시 전년보다 11% 증가한 166억 달러(조원)를 군사비로 투입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비했다. 한국은 479억 달러(조원)으로 11위를 기록했다.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비는 1조3410억 달러(1852조원)로, 지난해 전세계 지출액의 68%를 차지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비 증강에 주력하고 있는 유럽 회원국의 군사비 지출이 나토 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8%로, 최근 10년간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