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몰살…"고아로 태어나"
|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사브린 알사카니, 그녀의 남편과 딸이 모두 사망했다. 숨진 사브린 알사카니는 임신 30주 상태였다. 이 사실을 확인한 응급대원들이 시신을 급히 인근 쿠웨이트 병원으로 이송했고,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로 엄마의 뱃속에서 아기를 무사히 꺼냈다.
아기는 숨을 제대로 못 쉬어 위험한 상태였다. 몸무게 1.4kg에 불과한 아기를 작은 카펫에 누이고 의료진은 공기를 아기의 입에 불어넣고 장갑 낀 손으로 가슴을 톡톡 두드려야 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인큐베이터에 들어간 아기는 다시 인근 아랍에미리트 병원의 집중치료실로 이송됐다. 담당 의사 모하메드 살라마는 아기의 상태가 현재 안정적이지만 퇴원까지는 3,4주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기는 지금 엄마의 자궁 속에 있어야 하는데 권리가 박탈됐다"며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것이 가장 큰 비극"이라고 말했다.
아기의 이름은 엄마를 따라 '사브린 주다'로 지어졌다. 공습으로 숨진 4살 조카의 삼촌 라미 알 셰이크는 조카가 자기 동생의 이름을 아랍어로 영혼을 뜻하는 '루'로 지어주고 싶어 했다며 살아 있는 동안 "동생이 생겨 행복해 했다"고 말했다. 아기의 친할머니는 "이 아기는 나의 사랑, 나의 영혼이고 내 아들에 대한 추억"이라며 "내가 이 아이를 돌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습으로 가족이 사망한 사크르 압델 아알은 "내 아내, 아이들과 함께 내 모든 게 파괴됐다"며 비탄에 빠졌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이날 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알사카니의 집과 이웃집에서 19명이 사망했는데 그 중 13명은 어린이였고 2명은 여성이었다고 말했다. 가자 보건당국에 따르면 가자에서 사망한 3만4000명 중 3분의 2는 어린이와 여성들이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라파 사망자에 관한 질문에 군사시설, 발사대, 무장군인 등이 공격 목표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라파의 하마스 부대에 대한 공격 없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 소탕할 수 없다며 조만간 라파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