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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자본시장동맹(CMU, Capital Markets Union) 구축을 완성하면 연간 4700억 유로(약 693조원)의 민간투자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MU는 27개 EU 회원국 간 투자 장벽을 낮추고 중소기업 자금조달을 용이하게 하도록 별도의 관련법으로 통제·운용하고 있는 각국 자본시장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개념이다. 장클로드 융커 전 EU 집행위원장 재임 시절인 2015년 유럽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좀더 강력한 단일시장이 필요하다는 제언에 따라 처음 등장했으나 회원국간 이견으로 논의가 중단됐었다.
EU 집행위원회를 중심으로 CMU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주식 등 금융시장이 국가별로 분산돼 민간투자를 유인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80%가량이 은행 대출을 통해 이뤄질 정도로 창구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EU 내에서는 녹색·디지털 산업 육성을 위한 자금조달 통로의 하나로 CMU가 다시 공론화되고 있기도 하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 5년간 청정기술 등 미래산업에 대한 공공투자가 확대됐지만, 그것만으론 불충분하다"며 "우리 시대의 새로운 산업 혁명에 자금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유럽의 민간 자본을 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정치적 의지를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며 CMU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을 재차 주문했다.
유럽 현지에서는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의 이날 발언과 관련해 그가 6월 유럽의회 선거 전 마지막 본회의(22∼25일) 연설에서 유럽 경쟁력 회복과 함께 'CMU 완성'을 재차 강조함으로써 연임 성공 시 이를 우선 정책과제 중 하나로 삼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그가 이날 민간투자로 조달 가능하다고 언급한 4700억 유로는 EU 집행위원회가 녹색·디지털 산업 전환 시 필요한 연간 자금 6200억 유로(약 914조원)의 약 75%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EU 전문매체 유락티브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