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현대서 6월 9일까지 전시
희귀 시리즈 등 작품 38점 선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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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갤러리현대는 프랑스 파리에서 활약하던 김 화백의 초대전을 개최하며 그의 물방울 작품을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했다. 이후 2020년 화가의 생전 마지막 전시까지 14차례 전시를 함께 하며 반세기 동안 인연을 이어왔다. 도형태 갤러리현대 대표는 김 화백을 "아버지와 같은 분"이라며 "좋은 와인을 많이 사주셨다"고 회고했다.
2021년 세상을 떠난 김 화백의 3주기를 맞아 갤러리현대에서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돌아보는 전시 '영롱함을 넘어서'가 열리고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1층에 김 화백의 1970년대 초기작들이 걸려 있다. 실제 물방울들이 캔버스 위에 맺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켜, 가까이 가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는 작품들이다. 김한나 큐레이터는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물방울"이라며 "실제로는 이렇게 아름답고 영롱하게 물방울들이 화면에 담기기 쉽지 않다. 실제인가 환영인가 만져보고 싶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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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화백이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물방울을 선택한 이후, 50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화가는 이를 평생 화두로 삼았다. 2층 전시장에 걸린 작품들을 보면, 중력과 시간을 거스르며 영롱하게 맺혀 있던 물방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맺혀 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표면에서 흐르고 흡수된다. 때로는 끈적한 점도가 느껴지기도 한다.
김 큐레이터는 "작품 속에서 마대에 흡수되고 난 뒤의 물방울들은 존재할 수 없는데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는 크기의 물방울도 있다"면서 "극사실적인 것 같으면서 초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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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에서는 마대 위 물방울이 처음 등장하는 1973년작부터 말년인 2010년 작품까지 총 38점이 소개된다. 커다란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리는 듯한 작품, 창호 문에 이슬이 맺힌 듯한 작품 등 다채로운 물방울들을 만날 수 있다.
갤러리현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다양한 소장가들의 작품을 모았는데, 그 중에는 방탄소년단(BTS) RM의 소장품도 한 점 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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