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발표된 벤처투자 지원방안은 ▲벤처지원 규모 확대와 초기사업 지원 강화 ▲세컨더리 펀드 및 인수합병(M&A) 중간회수시장 활성화 ▲지방소재 벤처기업 지원 강화 ▲해외투자 유치와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이다.
실제 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금융 규모는 15조4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30% 늘었다. 창업초기 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IBK벤처투자는 3년내 5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조성한다.
여기에 투자자금 회수 다양화에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조성한 1조2000억원 규모의 세컨터리펀드(창업투자회사 등이 보유한 투자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와 IBK M&A센터를 통한 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도 신속히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안이 긍정적인 점은 벤처투자 업계의 요구사항이 반영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업계는 투자자금 모집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책금융 규모 확대 필요성을 피력해왔다. 또한 기업공개(IPO) 외에도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창구가 있어야 함을 강조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민간자금 투입 활성화 방안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기업에서 출자한 벤처캐피탈(VC)인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문제는 CVC의 제약이다. 대기업의 약탈적 관행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CVC가 조성하는 펀드는 외부자금 출자 비중 40%, 해외벤처기업 투자 비율 20%로 제한돼 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서 CVC 비중은 22%에 불과했다. 미국 49%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을 강화한 만큼, 민간 차원의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공정거래위도 이 같은 내용에 공감, CVC 관련 외부출자 및 해외투자 한도 확대 등 규제 완화를 통한 벤처투자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CVC 규제완화를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국회를 넘지 못했다.
벤처투자 시장의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함께 민간 자금의 원활한 투입이 병행돼야 한다. 발전된 벤처투자 지원 방안이 나온 만큼, CVC 규제 완화의 속도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