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하마스 지도부, ICC 체포영장 발부시 국제 고립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photo.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21010010119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4. 05. 21. 08:22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네타냐후 등 체포영장 청구
네타냐후 "하마스 비교에 혐오감, 신반유대주의"
바이든 "터무니없어…이스라엘-하마스 동등성 없어"
PM BENJAMIN NETANYAHU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자신과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의회) 내에서 걸어가고 있다./UPI·연합뉴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총리 등에 대해서도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이스라엘과 미국 등 서방 정부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전체 120명)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카림 칸 ICC 검사장의 결정을 반(反)유대주의라고 비판했다. 휴전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스라엘과 미국, 그리고 크네세트가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하지만 ICC 예심 재판부(pre-trial chamber)가 칸 검사장의 청구를 승인해 체포영장이 발부되면 피청구인은 체포 위험성 때문에 124개 ICC 회원국을 방문하기 어려워지는 등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수 있다.

◇ 네타냐후 " 신반유대주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자신과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각료에 대한 카림 칸 ICC 검사장의 체포영장 청구를 반(反)유대주의라고 규탄했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등 서방측도 칸 검사장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도덕적인 이스라엘 군인 및 군대와 하마스 살인자·괴물과 비교하는 것에 혐오감을 느끼고 거부한다며 칸 검사장의 체포영장 청구가 서방의 대학 캠퍼스에서 ICC로 옮겨온 신(新)반유대주의의 한 사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ICC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무너뜨리고 완전히 승리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06명의 크네세트 의원들도 초당적으로 칸 검사장의 체포영장 청구에 반대하는 성명에 서명했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이 전했다. 성명은 이스라엘이 국제법의 범위 내에서 범죄 테러 조직과 정당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스라엘 지도자와 하마스 수장 간 '터무니없는 비교'는 지울 수 없는 역사적 범죄이자 명백한 반유대주의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칸 icc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가운데) 20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ICC 본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야히야 신와르 하마스 지도자 등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발표하고 있다./ICC 동영상 캡처
VENEZUELA-ICC-POLITICS-MADURO-KHAN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오른쪽)과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4월 2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TV 프로그램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베네수엘라 대통령실·AFP·연합뉴스
◇ ICC, 네타냐후 체포영장

앞서 칸 검사장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과 야히야 신와르·이스마일 하니예·무함마드 데이프 등 하마스 지도부 3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칸 검사장은 2023년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자행된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이들에게 형사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이 전쟁 수단으로의 민간인 기아, 고의적인 살해와 살인, 민간인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 지시, 그리고 몰살(extermination) 등의 범죄를 저지른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식량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선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 인도주의 기관의 구호품 전달 방해, 구호 요원에 대한 공격 등도 거론했다.

칸 검사장의 체포영장 청구는 ICC 예심 재판부에 의해 검토되고, 승인되면 5명에 대한 국제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124개 회원국은 이를 집행해야 한다.

지금까지 ICC 예심 재판부의 결정은 수개월이 걸렸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아동 2000명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전쟁범죄 행위로 2023년 3월 17일 체포영장이 발부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경우 청구부터 발부까지 채 한달이 걸리지 않았다.

ICC가 지금까지 체포영장을 발부한 국가원수급은 오마르 알바시르 전 수단 대통령·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그리고 푸틴 등 3명이다.

다만 이스라엘·미국·러시아·중국 등은 ICC의 설립 근거인 2002년 로마 조약에 반대해 이를 비준하지 않았거나 탈퇴한 비회원국이라서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없다.

◇ "I가자공격 '대량학살' 아냐"

컨 검사장의 결정에 대해 미국·영국·독일·오스트리아·체코 등 서방 정부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고 TOI는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지도자에 대한 ICC 검사의 체포영장 신청은 터무니없다"며 "ICC 검사가 무엇을 암시하든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에는 어떤 동등성도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진행된 '유대계 미국인 유산의 달' 기념식 연설에서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공격이 '대량 학살'이 아니라며 미국은 네타냐후 총리 등에 대한 칸 검사장의 체포영장 청구를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별도 성명을 통해 "우리는 ICC 검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동등하게 보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하마스 테러리스트와 함께 이스라엘 고위 관리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다는 ICC 검사의 발표를 근본적으로 거부한다"며 "ICC는 이 문제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