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등 야권은 부결에 실망스러워하면서도 22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 대한 공세를 더 강화할 태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재표결 전에 "이 법은 민주당의, 민주당을 위한, 민주당에 의한 법으로 가결되는 순간 민주당은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를 문제 삼아 탄핵 열차에 시동을 걸려는 의도"라며 비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해 현장에서 인명 구조활동을 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사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상급자의 잘잘못을 따져 법대로 처벌하는 것은 마땅히 할 일이다. 실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관련자를 소환해 수사하고 있다. 수사가 미진하면 윤 대통령이 특검을 지시하겠다고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밝혔다. 지금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면 된다.
민주당은 채상병 문제를 이 선에서 끝내야 한다. 일방적으로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의 거부권이 행사되고 재표결에서 부결됐으면 더 끌고 갈 명분도 없다. 공수처 수사가 미진할 때 특검을 하면 충분하다. 공수처의 책임이 커졌다. 공수처는 국민의힘 반대에도 민주당이 입법 폭주하면서까지 만든 수사기관인데 민주당이 그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겠다면 말이 되나.
정치권은 채상병 특검 싸움을 멈추고 민생·경제·저출산·안보 등에 집중해야 한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국민은 힘들어하고, 북한은 남한을 향해 핵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는데 정치인들이 폐기된 특검법을 가지고 싸울 때가 아니다. 민주당 등 야권은 192석을 무기로 22대 국회에서 또 다른 특검을 벼른다고 하는데 부디 민생 등 시급한 문제에 집중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