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당일부터 파리·마르세유 등 대도시서 학생 주축 시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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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10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결과가 보수파 압승으로 예측된 전날 저녁부터 프랑스 곳곳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실시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마린 르 펜이 이끄는 극우성향 보수정당 국민연합(RN)이 득표율 31.5%, 또 다른 보수정당인 에릭 제무르가 이끄는 흐콩케트(Reconquete)당이 득표율 5% 넘기며 유럽의회에서 5석을 차지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두 보수정당이 역사적인 승리를 했다.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보수당 압승으로 결정되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를 해산하겠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담화에서 "국민의 뜻을 받들여 국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회 해산 결정이 극단적으로 '위험한 도박'이라고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재임 기간이 끝나는 2027년 말 극우정당인 RN의 세력을 억누르기 위해 결정한 무리수라는 설명이다. 마크롱 대통령의 국회 해산 결정은 자신의 정당인 르네상스당 내에서뿐만 아니라 프랑스 전역에서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보수당이 압승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와 마크롱 대통령의 국회 해산 결정에 프랑스의 젊은 세대가 나섰다. 이미 출구조사 결과를 통해 극보수정당이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던 지난 9일 저녁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진 시위 소식을 듣고 수백명의 인파가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이어 다음날 저녁에도 파리·리옹·마르세유·낭트 등 프랑스 대도시에서 보수 성향이 강해지는 사회에 대항하기 위해 젊은 세대가 주축이 된 시위가 열렸다.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은 '파시스트를 위한 자리는 없다' '젊은 세대는 언제나 RN을 성가시게 할 것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노래를 부르며 거리를 행진했다.
시위에 참가한 17세 야신은 "오늘 우리는 RN의 승리에, 마크롱 대통령의 국회 조기 해산이라는 위험한 결정에 반대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의 모교인 명문 앙리4세 고등학교에 재학하는 17세 아야 또한 "마크롱의 고등학교 후배들도 RN과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시위 참가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