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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양가 무색해진 청약 열기… ‘입주·분양권’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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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4. 06. 11. 18:02

1분기 청약, 40대 이하서 14만명 몰려
1~4월 서울 분양·입주권 거래량 51% ↑
단지 모형도
서울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단지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에 피로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 단지 청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아파트 청약은 여전히 비교적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인 데다 향후 분양가 상승폭이 더욱 커질 것이란 인식이 맞물린 영향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1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3월(3월 12일 기준) 전국 아파트 1∼2순위 청약자 수는 총 18만199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8만2558명) 대비 120% 증가한 수치다.

특히 젊은 청약 신청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청약 신청자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1분기 40대 이하 청약 신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7만9064명)보다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14만6887명으로 집계됐다.
고분양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875만3900원으로, 1년새 17.3% 뛰었다.

전국적으로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세에서 청약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주거 사다리' 구조가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아파트 입주권과 분양권 매입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은 186건으로, 작년 동기 123건 대비 약 51%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청약 가점이 낮아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이미 분양된 단지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결과가 이미 공개돼 수요가 검증됐거나 입주 시기가 빠르다는 점, 신규 분양 단지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롯데캐슬 하이루체' 아파트 전용면적 59㎡형 입주권은 지난 4월 11일 9억2266만원(14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분양가(8억2800만원)와 비교하면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달 입주를 앞둔 강동구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 전용 45㎡형 입주권도 지난 1일 최고가인 8억5000만원(20층)에 팔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기본적으로 청약은 주택 수요자들이 전세 이후 가장 많이 선택하는 주택 마련 형태"라며 "아파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신규 분양 단지나 입주·분양권에 눈을 돌리는 세입자들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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