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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뉴스트레이츠타임즈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이브라힘 총리는 최근 로렌스 웡 싱가포르 신임 총리와 만나 교육 분야 협력과 싱가포르 교사 파견을 위한 정부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말레이시아 교육계는 정책적 개선 노력이 우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전국교원노조(NUTP)는 "말레이시아 영어 교사를 배제하는 정책"이라며 반대를 주장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안와르 총리는 "사바, 사라왁 등 지역 내 부족한 교사 문제를 해소하고 싱가포르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자 제안한 것"이라며 "정규직이 아닌 자원봉사자를 비수도권지역에 배치하는 것이 목적이다"고 해명했지만 교육계는 여전히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NUTP는 싱가포르 교사 파견을 반대하는 이유로 말레이시아 교사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NUTP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교육법에 따르면 교사의 주당 근로 시간은 45시간이지만 1일 법정근로시간 규정이 없어 교사의 과로를 부추긴다"며 "업무 부담이 교사 부족 문제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전국 초중고 교사는 41만8000여명이지만, 전국적인 교사 부족 문제로 2만명가량을 추가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어 과목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2년간 조기 퇴직한 교사 중 가장 많았다. 교사들의 조기퇴직 현상은 복합적이지만 영어 등 주요 과목의 수업시수가 상대적으로 많아 강도 높은 근무 여건이 교단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말레이시아 학부모행동연합회(PAGE)도 싱가포르 교사 파견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PAGE는 "말레이시아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싱가포르 교사를 파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수학, 과학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영어 수업 프로그램(Dual Language Programme, DLP) 확대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라왁주정부는 싱가포르 교사 파견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동말레이시아 사라왁은 사라왁 교육혁신재능개발부 사가 위 인 장관은 "사라왁은 말레이시아 내 교사 부족현상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며 "원어민 교사를 따로 두는 것은 예산 낭비지만 자원봉사 교사는 환영할 일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