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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르파리지앙은 17일(현지시간) 내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총선 대리투표 사전등록 건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가 예정보다 이른 이달 30일과 다음달 7일 이틀에 걸쳐 조기총선을 치르는 이유는 지난 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이 압승한 데에 따른 결과다. 당시 유럽의회 결과가 확인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의견을 받아들이겠다"며 전격적으로 국회 해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내무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인 극우세력 반대 움직임에 총선을 2주 앞두고 대리투표 사전등록 건수가 일주일에 40만건 수준으로 급증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10~16일 총선 대리투표 사전등록 건수가 40만9226건으로 2022년 있었던 지난 총선과 비교해 6.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권자 대리투표 사전등록 건수가 지난 총선에 비해 급증한 배경엔 전국적으로 일고 있는 극우세력 저지 운동이 있다. 극우 반대 시위는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가 발표되던 9일 저녁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됐다. 지난 15~16일 프랑스 전역에서 극우 반대 시위에 참여한 시민의 수는 노동총연맹(CGT) 추산 64만명, 경찰 당국 추산 25만명이다.
프랑스의 최고 인기 축구스타인 킬리안 음바페도 지난 16일 진행한 유로 2024 기자회견에서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음바페는 "우리는 지금 극단주의가 세력을 가질 수도 있는 역사의 아주 중요한 순간에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반드시 투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음바페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계 유명 인사들도 극우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프랑스 스포츠지 레킵에 따르면 160명이 넘는 스포츠계 인사가 극우파 반대 청원에 서명했다.
대리투표 사전등록 건수가 급증한 또 다른 배경으로는 국회가 해산되면서 총선 날짜가 당겨진 탓도 있다. 일요일에 선거가 치러지는 프랑스 선거제도 특성상 열흘 앞으로 다가온 일요일에 선거구에 방문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두 번째 총선 투표일인 다음달 7일이 학생들의 여름방학 기간과 겹친 이유도 있다. 이날은 프랑스 학생들의 여름방학 첫 주말로 이미 휴가 계획을 세워둔 유권자의 경우 선거구 방문이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대리투표 신청은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방법으로 모두 가능하다. 오프라인으로 대리투표를 신청하기 위해선 유효한 프랑스 신분증과 '프랑스 커넥트' 인증 서비스 계정 정보가 필요하다. 또는 온라인으로 대리투표 신청 후 가까운 경찰서·헌병대·법원·그 외 경시청이 지정한 장소에서 미리 제출한 대리투표 신청서와 신분증을 대조 확인받는 방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