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려스럽지만 7월 나토회의 초청"
EU "가입 후보국 지위 박탈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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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메 주라비쉬빌리 조지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음에도 법안이 통과되자 미국 등 서방국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조지아에서는 최근 수년간 친서방 정파와 친러 정파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 일간 리아노보스티지는 25일(현지시간) 제임스 오브라이언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조지아를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차관보는 "미국은 (조지아) 집권당 지도자들의 행동과 발언에 대해 우려하고 있지만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의 틀에서 파트너 행사에 조지아를 초대할 것"이라면서 "워싱턴은 조지아 집권당 지도자들의 결정과 행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조지아 국민의 80~85%는 유럽연합(EU)과 나토에 가입하기를 원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의 친러 성향 집권여당인 '조지아의 꿈'은 지난해 3월 NGO와 언론사가 연간 수입의 20% 이상을 해외에서 지원받으면 '외국대행기관'으로 등록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1차 독회(심의)에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러시아가 2012년 제정한 법률을 모델로 하고 있다. 당시 러시아는 외국기관대행법을 채택하고 해외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시민단체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해왔다.
해당 법안 제정이 추진되자 당시 시민들은 시위대를 조직해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 의회 앞에 모여 며칠 동안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항의가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격화되자 당시 무소속이었던 주라비쉬빌리 대통령은 시위대에 지지를 표명하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고 하원의원들이 법안 철회를 발표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조지아의꿈이 외국대행기관법안 재추진을 밝혔고 한달 후인 지난 5월 조지아 의회는 끝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시켜 법안 처리를 강행했다.
이에 미국은 조지아와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평가할 것이라며 엄중경고했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이 나토정상회의에 조지아를 초대하면서 안보적으로는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EU는 외국대행기관법안이 지속되는 한 EU 가입 신청국 지위를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열린 EU 외무장관회의에서 조셉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조지아가 EU 회원국이 될 수 있는 문은 열려있으나 (조지아) 정부가 같은 길을 지속하고 하던 일을 계속 한다면 이 문은 닫힐 것"라며 "유럽의 관점이 취소되거나 심지어 취소될 것이라는 사실로 고통 받을 것이며 그 대가는 조지아 국민이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지아는 구 소련 국가중 유일하게 나토 및 EU에 대한 가입 신청이 2022년 받아들여져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다만 조지아 영토의 20%에 해당하는 압하지야, 남오세티야를 러시아가 점령 중이라 최종 가입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