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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공사구분 ‘내로남불’… “문자 무시, 害黨행위” 당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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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은 기자

승인 : 2024. 07. 07. 19:46

"金여사 문자 공식논의도 없이 뭉개"
4년 전 '332차례 카톡'서 태세전환
당권주자들 '韓 총선 책임론' 재부각
국민의힘 분당 당원조직대회 찾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 번째)이 6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청에서 열린 분당갑 당원조직대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제공=한동훈 캠프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겠다는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은 행동은 '해당(害黨) 행위'라는 당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또 '공(公)·사(私) 구분'을 위해 대답하지 않았다는 한 후보 해명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에 해당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과하겠다는 김 여사의 메시지를 당 내 공식 논의 구조에서 공개하지도 않고 뭉개버린 것은 사태 악화를 바라는 한 후보의 '해당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희룡 당대표 후보도 "이 사건의 본질은 영부인이 사과 또는 그 이상의 조치도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당이나 대통령실과 논의에 부치지 않고 대답도 하지 않은 채로 뭉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 문자 메시지 내용을 국민의힘 당원도 아닌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직접 확인한 사실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진 교수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에 김 여사가 사과를 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문자의 내용은 한동훈 위원장 측 해명이 맞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한 후보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사를 당내 인사들과 '공적'으로 논의하기보다 '사적' 친분을 가진 인사들과 공유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한 후보가 김 여사 문자에 답하지 않은 이유로 든 '공사 구분'은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 후보가 자신의 말대로 4·10 총선 국면에서 공사를 철저히 따졌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 후보가 지난 총선에서 김경율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 사실을 깜짝 공개한 것이야 말로 '공사 구분'을 무시한 대표적 사례라는 지적이다. 당시 한 후보가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사적인 인연을 앞세운 '낙하산 공천'을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한 후보의 공사 구분의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한 후보가) 영부인과 사적 방식으로 공적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서 그랬다(문자 메시지에 답하지 않았다)는데,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 부인이던 김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논란은 김규완 CBS 논설실장이 지난 4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가 지난 1월 한 후보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원본이 아닌 '재구성'된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김 논설실장의 주장에 따르면 김 여사는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후보에게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 따르겠다"며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한 후보가 요즘 말로 '읽씹(읽고 씹기)'을 한 것이다.

이에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김웅 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이 먼저 가서 사과를 해달라고 요구를 해도 시원찮을 판에, 김 여사가 그 정도까지 이야기했다면 반드시 (사과를 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도 일제히 '총선 책임론'을 내세워 한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CBS라디오에서 공개된 김 여사 문자 메시지는 지난 1월 19일에 보낸 것이라고 신지호 한동훈 후보 캠프 상황실장은 설명했다. 당시 타임라인을 보면 1월 17일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프랑스 혁명에서 처형당한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유하는 발언을 했다.

이후 대통령실과 한 후보 간에 갈등설이 불거졌다. 1월 21일에는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의 한 위원장 사퇴 요구 관련 보도까지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시 한 위원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두고 용산에서 다소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김 여사 문자 무시 의혹이 터져 나온 지금에서야 당시 상황이 이해가 간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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