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00조 원 가까운 시장 전망
중고시장 팽창이 활력소 겸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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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현재 중국 경제는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를 가볍게 달성할 수 있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외치는 당국의 자신감과는 달리 좋다고 하기 어렵다. 당장 경기의 바로미터라고 해도 좋을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살펴보면 알기 쉽다. 올해의 경우 아무리 좋게 봐줘도 50%를 웃돌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대학가에서 졸업이 바로 실업이라는 자조의 말이 유행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거의 일상이 된 기업들의 대량 해고와 감봉 바람 역시 거론할 수 있다. 당국의 자신감이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의아하게 만들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경제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첸황(錢荒·돈맥경화), 도무지 개선의 여지가 없는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등의 현상까지 더할 경우 중국 경제는 절대 좋다고 하기 어렵다. 청년 층을 비롯한 전체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점점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책들이 강구되지 않으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역시 소비자들이 중고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분명 그렇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중고 시장의 규모는 GDP(국내총생산)의 1%에도 못 미치는 1조 위안(元·190조 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성장 속도는 폭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연 평균 35%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 지난해 2조7000억 위안으로 시장이 커졌다.
올해는 3조 위안 시대를 가볍게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어 내년에 4조 위안 가까운 시장으로 커진 다음 2030년을 전후해 GDP의 10%에까지 육박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고 시장이 G2 경제를 견인하는 강력한 버팀목으로 우똑 서게 된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중고 시장의 급부상은 여러 기현상도 낳고 있다. 우선 주링허우(九零後·지난 세기 90년대 출생아)를 비롯한 청년 층이 '슬기로운 중고생활'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을 선도한다는 사실을 꼽을 수 있다. 올해의 경우 1조5000억 위안 전후의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년 층이 전체 시장의 대략 50%를 좌지우지한다는 말이 된다.
중고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외에 중고 제품 전문 좌판의 활성화, 전자제품을 비롯한 각종 물품 수리점의 폭발적 증가, 더욱 다양한 분야의 제품들이 다뤄지는 시장의 팽창 역시 거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인들의 '슬기로운 중고생활'을 더욱 촉진시키는 활력소 겸 경쟁력이 되고 있다. 중국의 중고 시장이 이제 경제 성장의 한 축으로 기능하는 것은 진짜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 됐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