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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로이터와 현지 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중국 범죄 조직과의 연루 혐의를 조사하는 청문회에 출석을 거부한 앨리스 궈 필리핀 밤반 시장에 대한 체포 명령을 내렸다.
궈 시장 측 변호인은 상원의 체포 명령 다음날 "엄청난 사이버 괴롭힘과 굴욕으로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좋지 않아 청문회에 참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상원은 역시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은 궈 시장의 가족 중 일부에 대해서도 체포 명령을 내린 상태다.
앞서 필리핀 당국은 지난 3월 밤반에 있는 온라인 도박장을 단속하던 중, 궈 시장 소유의 토지에 지어진 시설에서 대규모 로맨스 스캠 등 범죄가 자행되고 있단 사실을 밝혀 냈다. 이후 궈 시장의 출신 배경과 경력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으며 '중국 스파이' 의혹이 불거졌고 상원도 지난 5월 청문회를 실시했다. 당국의 수사 결과 궈 시장은 2003년 필리핀으로 입국한 중국인 여성 '궈화핑'과 지문이 일치한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필리핀에선 궈 시장이 필리핀인이 아닌 실제 중국인이란 사실이 밝혀지며 중국이 심어놓은 '자산'이란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마닐라 주재 중국 대사관이 궈 시장의 신원에 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궈 시장 역시 범죄조직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자신은 필리핀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원에는 자신이 '악의적인 비난'의 대상이 됐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당국은 궈 시장이 중국인 '궈화핑'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그의 공직 박탈 등 관련 조치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필리핀 법무부는 이르면 이번달 궈 시장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밤반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 타를라크주에 위치한 조용한 소도시로 크게 알려져 있지 않았으나 궈 시장의 미스테리한 배경과 중국 스파이 의혹이 제기되며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중국과 대립 중인 필리핀에선 중국이 필리핀 정계에 '자산'을 심어놨다는 의혹과 함께 파장도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