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시대' 변동성 커져 "오를지 내릴지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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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질서 속에서 미국 대선 결과가 한반도 경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더 강력해진 '자국 우선주의'를 구호를 앞세운 트럼프 재집권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킹달러' 왕좌 지킬까…인플레이션 심화될지 주목
특히 시장에선 달러화가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하고 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맞물린 인플레이션 전망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달러화도 요동치고 있다.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움직임에 따라 한국 경제도 자연스럽게 변동성의 물결에 휩싸이게 된다.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71원24전으로 1년 전 평균 보다 56원가량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1364원30전)와 코로나19 사태 직후인 2022년 4분기(1357원20전)를 웃도는 수준으로, 이례적인 '강달러 시대'에 진입한 상태다.
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 수출에서 강점을 가질 수 있는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만큼 원화 가치가 오를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자신의 SNS에 "강달러는 우리 제조업체에게 재앙"이라며 "미국의 제조업은 경쟁할 수 없어 많은 사업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노믹스의 핵심인 '감세+관세 정책'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의 공약집에 담긴 내용대로라면 집권 2기에는 기존 관세율을 대폭 인상해 수입 물가를 높이고, 소득세 폐지 등 대규모 감세를 추진할 전망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심화하고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美우선주의가 빚어낼 초유의 변동성 대비해야"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재임 기간 동안 소비자 물가는 7.8%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5~9일 재계와 월가, 학계의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응답자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상대적으로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재정적자 등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4개월가량 남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가까워진 상황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시 재정 우려와 트럼프레이션(트럼프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금리가 오르고, 강달러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도 "트럼프 캠프 내부에서는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수 있어 이후 환율 흐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트럼프 정책의 특징은 한 마디로 자국 이익 우선주의"라면서 "1기 트럼프 집권 당시에도 말 한마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다. 경제 및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탈세계화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냉전 종식 이후 세계화 과정에서 가장 수혜를 받은 국가 중 하나는 한국으로, 탈세계화에 따른 영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2기 경제가 시작돼 미중 무역분쟁이 재발할 경우, 한국 증시는 중국과 함께 상대적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