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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82년생 평양 여자의 우당탕 서울살이'란 부제를 달고 지난 15일 출간됐다. 북한 무산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커서는 평양에서 성악배우로 일하며 권력자들을 가까이에서 봐 온 한씨가 지난 2007년 3월 북에서 나와 서울에 정착한 이후 탈북민이란 이유로 경험해야만 했던 어려움과 이해하기 어려웠던 상황 등이 '국정원 이야기', '대한민국 학부모가 되다', '가슴에 남은 고마운 분들', '이제 만나러 갑니다' 등 40 여개의 챕터로 나눠 수록됐다.
저자는 '토끼풀과 개구리알'에서 "북한에 있을 때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음식들, 보리밥과 시래기같은 메뉴를 식당에서 일부러 돈 내고 또 사 먹는다는 점이 처음에는 이상했다"며 남한 정착 초기를 회고한다.
또 '슬픔병과 사춘기'에서는 "마음의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오래 살면서 체득한 것이지, 탈북민들이 하루아침에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주제이기는 하다"면서 "그만큼 평생 국가로부터 가스라이팅과 세뇌를 당하면서 살아온 북한 주민들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마음의 병이 깊을 수도 있다. 북한에서 슬픔병이라고 부르는 우울증이 알고 보면 북한 사회에 더 퍼져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며 북한에 두고 온 사람들에 대한 진한 연민을 털어놓는다.
이밖에 북한에서 몰래 본 한국 드라마 중 가장 좋아했던 '천국의 계단'의 권상우를 식당에서 실제로 봤을 때의 느낌과 평양냉면에 진심인 서울 사람들을 보고 놀랐던 순간 등을 솔직담백하게 고백한다.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로 처음 얼굴을 알린 뒤 유튜브 콘텐츠 '피양 한서희 TV'의 진행자와 통일 안보 교육 강사, 성악가, 피앙체네컴퍼니 대표 등으로 1인 N역의 시대에 걸맞게 분주히 활동중인 한씨는 "이제는 탈북민 대신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북향민'이라고 부르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며 남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을 희망했다. 200쪽, 가격 1만2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