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입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
그러나 빈수레 될 가능성도 없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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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영 신화(新華)통신을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전현직 최고 지도자들은 매년 8월을 전후해 약 10일 동안 베이징 근교인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의 바닷가 휴양지인 베이다이허에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것을 전통으로 삼아 왔다. 회의 개최 여부나 일정, 내용 등은 사전에 공개되지는 않으나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시진핑 주석을 필두로 하는 최고 지도자들의 베이징 내 활동 상황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 사실을 보면 이미 회의가 시작됐다고 단언할 수 있다.
회의의 주제가 '애국 분투'라는 사실도 중국 권부(權府) 정보에 정통한 일부 소식통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자연과학을 비롯해 공학, 철학, 사회과학, 문화예술 등의 분야가 다뤄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회의에 대거 참가할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난상토론의 대상이 될 최대 현안은 역시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어려운 국면의 경제 문제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는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충격적인 역대급 대책들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구진쥔(顧金俊) 씨가 "현재 경제 상황은 정말 나쁘다. 웬만한 대책으로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가 어렵다"면서 강력한 불황 타개책들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회의에서 각종 타개책들이 마련되더라도 향후 경제 상황이 갑자기 호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워낙 경제 전반이 어려운데다 2035년 G1이 되려는 국가적 목표를 아예 노골적으로 드러낸 중국의 급부상을 어떻게든 막으려는 미국 등 서방 세계의 견제가 거세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제를 나락으로 몰고간 주범인 부동산 거품 붕괴, 빚더미에 올라앉은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가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논의될 대책들은 사후약방문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가 백약이 무효할 정도로 완전 빈사상태에 빠져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외에 부패와의 전쟁 지속, 당정 고위급 인사들의 거취 문제 등도 다룰 가능성이 없지 않다. 대만과의 통일에 필요한 각종 방안 역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논의 가능한 모든 현안들이 난상토론의 장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의 베이다이허 회의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