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미국發 공포 과도' 지적
◇코스피, 8%대 급락에 4년 만에 '서킷브레이커' 발동
5일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이날 전장 대비 88.05포인트(11.3%) 하락한 691.28에 마감했다.
특히 이날 장중 한때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시에 8% 넘게 폭락하면서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2020년 3월 19일 이후 4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팔자'행렬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1조528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도 2736억원 규모로 팔았고, 개인만 1조7001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18조3955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10개 종목이 올랐고, 나머지 924개 종목이 하락했다. 코스피에 상장한 종목의 98%가 하락한 셈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우려는 과도하다며 오히려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 "공포 과도해…바닥 찍고 반등 전망"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나 코스닥 지수대는 어지간한 악재들은 다 반영한 수준"이라며 "이번 주 예정된 미국 ISM(공급관리협회) 서비스업 PMI(구매자관리자지수) 등 이벤트를 통해서도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가 2400선으로 '바닥'을 찍은 만큼 추가 급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어디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현재 극도로 저평가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심리 변화에 반작용 국면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의 지난 2분기 GDP(국내총생산)는 연율 기준으로 2.8% 성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발표한 선진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1.7%)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미국 경제의 경착륙 위험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주요 기관의 전망은 여전히 연착륙 의견이 많은 상황"이라며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가 갑자기 안 좋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