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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에이비시(ABC) 방송은 6일(현지시간) 서호주 브룸에서 425km 떨어진 대형 산호초 군락 아래 매장된 천연가스를 채굴하기 위한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사업이 환경파괴에 대한 우려로 좌초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브라우즈 가스전은 약 50년 전에 발견됐으며, 2030년 채굴을 시작해 약 44년간 미국과 아시아로 수출할 액화 천연가스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호주 내 여러 환경단체들은 개발 예정지역에 피그미 대왕고래, 둥지를 틀고 있는 바다거북 개체군, 수백 종의 어류 및 무척추동물이 있다면서 가스전 개발이 이 지역 생태계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서호주 환경보호국 역시 거북이가 둥지를 틀고 있는 모래섬이 가스 추출로 인한 침하로 가라앉을 수 있다면서 가스전 개발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했다.
전문가들은 환경보호국의 견해가 호주 정부의 최종 입장이 아니지만, 개발사업 인허가권을 가진 환경부가 이를 마냥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개발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개발 찬성론자들은 환경보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가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가스 개발업체로부터 보존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기부를 요청한 후 다른 지역에 더 많은 해양공원을 조성하면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정부에 개발 계획 승인을 요구했다.
이들은 2006년 시작한 호주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자원 프로젝트인 고르곤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계획도 유사한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이 개발사업으로 가스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게 되면 탄소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 대변인은 브라우즈 가스전이 아시아 에너지 안보에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호주 국내에서도 가스 부족 현상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는 2050년까지 순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제한하려면 2021년까지 발표된 계획 외에 새로운 석유 또는 가스 프로젝트를 실시하지 말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브라우즈 개발 계획이 불허될 경우 호주에서 신규 가스전 개발은 힘들 것으로 보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