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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전날 히로시마에서 열린 '히로시마 원폭' 79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해 "79년 전 야기된 참화, 사람들의 고통이 두 번 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핵무기가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나가는 것은 (원자폭탄) 피폭국인 일본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날 추모행사가 열린 히로시마는 1945년 8월 6일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으로, 5선 중의원 의원을 지낸 기시다 총리 부친의 고향이자 그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렇듯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핵무기 확산 금지에 대해서는 이날도 말을 아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마쓰이 히로시마 시장은 평화선언에서 내년 TPNW 제3차 당사국 회의에 옵서버로 참가해 당사국이 될 것을 정부에 요청했고, 피폭자 단체 대표들도 평화기념식 후 히로시마 시내에서 기시다 총리를 만나 다시 한 번 TPNW 참가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핵이 없는 세계를 향해 전진하고 싶다"는 원론적인 답변뿐이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기시다 총리의 소극적 태도에 다마키 도모유키 히로시마현 원폭피해자단체협의회 이사장은 "일본의 자세는 완전히 퇴보적"이라며 개탄했다.
교도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중동 정세도 긴박해지는 등 국제사회에서 핵 억지론이 강해지면서 핵무기 폐기 및 확산 금지에 역행하는 움직임이 대두되고 있다"며 "80세를 훌쩍 넘는 고령의 피폭자들은 올해도 정부에 TPNW 참가를 요구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부정적인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