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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출연자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소개 단어로 닉네임을 사용했는데, 그 중 '육각형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 출연자가 많은 여성 출연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 '육각형남'이라는 이름은 매년 한해를 이끌어갈 소비자 트렌드를 선정하는 '트렌드코리아'라는 기관에서 올해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한 '육각형 인간'에서 비롯된 것이다.
육각형 인간은 외모·학력·자산·직업·집안·성격·특기 등 모든 면에서 약점이 없는 완벽한 사람을 선망하는 경향이 반영된 말로, 모든 것에 등급을 매기고 가치를 숫자로 증명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육각형 인간이라는 트렌드가 생겨나게 된 배경에는 '수치화', '점수화', 그리고 '등급화'가 있다. 모든 평가 요건을 계량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한 사람의 조건마다 등급을 책정할 수 있고 이 사람이 얼마나 완벽한 사람인지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트렌드 변화는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주택시장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정보가 많고 계량화가 쉬운 아파트 시장에서 이른바 '육각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육각형 아파트'라는 트렌드는 주택 수요자가 아파트를 선택할 때 고려하는 교통·교육·평지·브랜드·편의·개발 호재 등 몇 가지 대표 요인을 기준으로 한다. 어떤 단지가 더 완벽한 육각형 모양을 갖추고 있는지를 비교·분석하는 현상인 셈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육각형 아파트라는 말이 쓰이기 전부터 아파트 단지에 적용되는 다양한 요인을 계량화해 왔다. 가령 다양한 부동산 플랫폼에서 아파트를 검색할 때 '단지 수', '연식', '지하철역 거리' 등 조건을 설정하는 행위 자체가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아파트라는 재화는 그 특성상 가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육각형이 꽉 찰수록 값이 더욱 비싸진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수요자들은 가성비를 따져 '꽉 찬 육각형'보다는 다양한 기준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없어 육각형 중 크게 찌그러진 곳이 없는 단지를 선호하고 있다.
육각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은 서울 아파트 시장의 아파트 가격 변화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으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그리고 광진·영등포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지역은 지리적으로 강남·광화문·여의도 등 주요 업무지구와 가까운 데다, 최근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발표하는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 마포·용산·성동구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1.7%, 1.7%, 2.5%를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구도 1.0%, 1.4%, 1.2%씩 올랐다. 이는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0.7%)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마포구 아현뉴타운,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영등포구 신길·영등포뉴타운 등 기존 노후 주거지 재정비가 완료되고 대단지 신축·준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지역들이 빠르게 육각형 아파트 조건을 갖추면서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강북 지역에서도 성북구 길음·장위뉴타운과 동대문구 이문·휘경뉴타운 등지가 가성비 좋은 신규 육각형 아파트 단지로 떠오르며 '3040' 부동산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5~10년 정도 지속되는 사회적 현상들 중 우리의 삶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트렌드로 정의할 때, 육각형 아파트 선호 현상은 일시적인 유행이나 상대적으로 기간이 짧은 트렌드로 보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
하지만 이 트렌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강력하다 보니,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세상의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
모든 것이 빠르고 크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앞으로 새롭게 나타날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도 항상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