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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AP통신에 따르면 과도정부의 수반으로 선출된 무함마드 유누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길에 올랐다. 그는 8일 오후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 도착할 예정이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 유누스는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학생 시위대가 "우리의 두 번째 승전 기념일을 가능하게 했다"며 "폭력은 우리의 적이다. 더 이상 적을 만들지 말고, 침착하게 국가를 건설할 준비를 하자"고 당부했다.
유누스는 8일 저녁 선서 후 과도정부 수반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과도정부는 헌법에 따라 의회해산 90일 이내 실시해야 하는 총선을 관리하게 된다.
제1야당에서는 즉각적인 총선 실시를 주장했다.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 총재 직무 대행인 타리크 라만은 전날 수도 다카의 BNP 당사 앞에서 지지자 등 수천 명이 참가한 집회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총선은 즉시 실시돼야 하며, 총선을 통해 선출된 대표들에게 권력이 넘겨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정부 시위로 퇴진한 하시나 전 총리의 오랜 정적인 칼레다 지아 전 총리의 아들로 영국 런던에서 망명 생활 중이다. 그는 하시나 전 총리의 정당인 아와미연맹(AL)을 겨냥한 듯 "한 단체가 이 나라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 모든 정당 지도자와 활동가들이 단결하면 아무도 이 나라를 해치지 못할 것"이라 강조했다.
BNP의 다른 지도자들도 이날 집회에서 권력이 선출된 대표들에게 즉시 이양돼야 한다면서 곧 들어설 과도정부가 3개월 내 공정한 총선을 실시해줄 것을 촉구했다.
하시나 전 총리의 도피 후 AL은 와커 우즈 자만 육군 참모총장 주재로 열린 제 정당 회의에서 배제됐지만, 정치에선 물러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시나 전 총리 아들 사지브 와제드 조이는 전날 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내 가족은 더 이상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지만 우리 당(AL)의 지도자와 당원들이 공격받는 상황에서 우리는 포기할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하시나 전 총리는 최근 몇 주간 지속한 '독립유공자 후손 공직 할당' 반대 대학생 시위 진압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빚어지며 민심이 악화하자 지난 5일 사임하고 인도로 도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