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상청이 발표하는 임시정보는 지진 크기에 따라 △조사 종료 △주의 △경계 등 3단계로 나뉘는데,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규모 7.1의 '난카이 트로프(해곡)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기상청이 발령한 정보는 '대지진 주의'였다.
지난 8일 발생한 지진의 진원지 난카이 해곡은 유라시아판 필리핀판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카이 해곡에서 마지막으로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946년이었는데,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이곳에서 30년 이내에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도 지난 8일 발생한 난카이 트로프 지진이 규모 8~9의 대지진으로 커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으로 여행을 오거나 계획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정부(기상청)가 보다 자세한 지진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13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이들이 입국할 당시 일본 관광청이 '재해 발생 시 유용한 앱'이라고 설치토록 안내했던 '세이프티 팁(Satety tips)'에선 이번 난카이 해곡 지진 발생 당시 아무런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여행 온 영어교사 나탈리아 테헤라(33) 씨가 지진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일본 관광청이 안내한 앱이 아니라 고향의 친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알려준 정보를 통해서였다. 그는 "강력한 흔들림과 긴급 (재난)알람 소리에 너무 무서웠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현지인)들에게 상황을 물어봐도 자세한 정보를 알려주는 이는 한명도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게다가 해당 지자체인 미야자키현에서도 지난 8일 지진이 발생한 직후 21개 언어로 대응할 수 있는 24시간 콜센터를 긴급 개설했지만, 하루가 훨씬 지난 9일 오후 5시까지 걸려온 전화문의가 한통도 없을 정도로 부실하게 운영돼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란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에바야시 키요카즈 고베가쿠인대 교수(사회방재학)는 "일본의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자신이 어느 지자체를 여행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지진 관련 정보까지 외국인 관광객에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이들이 많은 이용하는 관광 앱에 정보를 공유하는 연계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