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기후변화·대기오염' 가장 많이 꼽혀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미래의 질병 위험에 대해 정부가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미래 질병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비'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 1~7일 19~65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9%는 '한국 사회에서 대응이 시급한 미래 질병 위험'(3가지 복수 응답)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44.9%), '다양한 갈등 해결과 건강한 관계 맺기'(43.1%),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38.9%), '질병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미래기술의 발전'(21.1%),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19.1%)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라는 답변은 청장년층(19~49세)과 중년층(50~65세) 공통적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중년층(63.1%)이 청장년층(51.3%)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이라는 응답은 중년층(39.5%)보다 청장년층(48.4%)에게서 답변율이 높았다. 응답자의 66.4%가 '정부가 미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위험 요인을 예방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전혀 그렇지 않다 15.6%·그렇지 않다 50.8%)으로 생각했다.
보고서는 "중년층이 사회보장 재정 부담 증가를 특히 시급한 문제로 본 것에는 이들이 고령인구 확대와 성인기 자녀의 독립 지체로 이중부양 부담이 큰 세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설문 응답자들은 질병을 포함한 전체 사회의 '현재' 위험적 요인(3가지 복수 응답)으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 증가'(5점 만점 중 평균 3.42점)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설문조사 직전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랐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3.406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3.405점), '사이버 범죄'(3.40점), '가짜뉴스 확산'(3.35점), '사회 불평등 심화 및 사회적 연대 약화'(3.39점),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3.29점)이 뒤를 이었다.
같은 항목을 놓고 향후 5년 내 위험 요인을 물었을 때는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3.59점)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 증가'(3.562점)가 1위와 2위로 나타났다.
'지방 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 역시 3.49점으로 미래에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보고서는 "국민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요인을 인지하고, 미래 위험의 대비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