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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시(ABC) 뉴스 등 호주 주요 매체는 14일 호주 학생들의 기초 학습능력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훨씬 뒤처져 있다면서 성별과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격차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플란이라 불리는 국가평가프로그램은 초등학교 3~5학년과 중학교 1~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일기, 쓰기, 언어규칙(철자법)과 수리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올해는 9400여개 학교에서 약 130만명의 학생이 평가에 참여했다.
올해 평가 결과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전반적으로 작문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줬다. 연령대와 지역에 관계없이 여학생이 문해력에서 일관되게 더 나은 성적을 거뒀고 남학생은 수리력에서 더 우수했다.
글쓰기의 경우 평균보다 '강함' 또는 '초과' 수준을 기록한 중학교 1학년은 여학생이 73%로 남학생의 58%에 비해 높았고, 중학교 3학년에서는 여학생이 69%, 남학생이 53.1%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리력에서는 '강함' 또는 '초과' 수준을 달성한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약 6% 이상 많았다.
지역별로도 학생 간 학습능력에 차이가 컸다. 뉴 사우스 웨일스(NSW)와 빅토리아의 학생들은 다른 지역의 학생들보다 성적이 높았다. 중학교 3학년 수리 능력의 경우 NSW와 빅토리아주 학생 중 10%가 상위 등급을 받았지만, 퀸즐랜드와 남호주는 모두 6% 미만을 기록했다.
이번 결과는 부모의 고용 상태에 따른 사회경제적 배경도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사무 관리자 혹은 전문직으로 일하는 부모를 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 격차는 초등학교 3학년이 25.1%였으며, 중학교 3학년의 경우 24.3%였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나이가 들면서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호주 교육이 실패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특히 중학교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수백조 원 이상이 교육에 투자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어린이 10명 중 1명인 40만명 이상이 특별한 도움이 없이는 정규수업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나단 헌터 그라탄연구소 교육분야 책임자는 "아동 1인당 기준으로 사립학교에 대한 국가예산 지원금은 30% 이상 증가했는데, 공립학교는 지난 10년 동안 17% 늘어나는데 그쳤다"며 정부의 선택적 지원을 비판했다.
헌터 책임자는 "교실에서 매일 힘든 일을 하는 교사에게 최선의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호주 교육시스템의 실패를 막기 위해 교사와 부모,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